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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대주주 지분 맞먹는 자사주…경영권 방어 VS PBR 개선 촉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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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대주주 지분 맞먹는 자사주…경영권 방어 VS PBR 개선 촉매

국내 주요 지주사, 최대주주 지분율 낮을수록 자사주 비중 높아

극내 주요 지주사들의 자사주 보유비율은 상장사 전체 평균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주요 그룹 지주사의 자사주 보유비율은 유독 높았다. 자사주 매입이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는 주장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특히 SK(주)는 자사주 비중이 최대주주 지분과 대등한 상황이다. 출처=딥서치
극내 주요 지주사들의 자사주 보유비율은 상장사 전체 평균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주요 그룹 지주사의 자사주 보유비율은 유독 높았다. 자사주 매입이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는 주장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특히 SK(주)는 자사주 비중이 최대주주 지분과 대등한 상황이다. 출처=딥서치
국내 주요 지주사들의 자사주 비중이 전체 평균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을수록 자사주 비중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사주가 주주가치 제고가 아닌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는 의견이 제시되는 가운데 SK㈜는 자사주 비중이 최대주주 지분율에 육박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정부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한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일환으로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주당순자산비율=PBR 등)를 시가총액·업종별로 비교 공시 △상장사들에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등으로 구성된 지수 개발 및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을 주요 골자로 한다.
PBR 개선을 위한 기본 조건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아져야 한다. 분자에 해당하는 ‘이익’이 늘거나 분모에 해당하는 ‘순자산’(총자산-총부채)이 줄어야 한다.

이익 개선은 단기 내 쉽지 않은 반면, 순자산을 줄이는 방법은 상대적으로 쉽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배당 등으로 기업 내 축적한 자산을 줄이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유휴자산을 매각해 주주환원 재원으로 추가 활용하거나 신사업에 투자해 수익과 이익을 개선하는 방법도 있다.

단연 PBR이 개선 효과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가장 빠르게 나타난다. 이는 현금흐름을 재원으로 하는 배당보다도 훨씬 효과적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PBR 개선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는 기업은 자사주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현금성자산이 많은 곳도 자사주 매입 후 소각 움직임이 두드러질 수 있지만 현재 대량의 자사주를 보유한 기업이라면 소각을 바로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상장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비율은 2023년 3분기말 기준 2.3%다. 이중 지주사는 자사주 비율이 8.2%(리츠 및 금융지주 제외)에 이른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관련 제도 개선으로 자사주 보유비율이 높은 기업의 자사주 소각 검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PBR이 낮고 자사주 비율이 높은 지주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내 주요 지주사들의 주가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발표 이후 가파르게 상승했다. ‘만년 저평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지주사 특성을 고려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플랫폼 딥서치에 따르면 국내 주요 지주사(SK, LS, 두산, 삼성물산, CJ, 한화, LG)의 평균 자사주 보유비율은 11.32%다. 이는 전체 지주사 평균 대비로도 높은 수치다. 또 최대주주 지분이 낮을수록 자사주 비중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자사주=경영권 방어 목적’을 완전히 부인할 수 없는 셈이다.

특히 SK는 최대주주 지분율과 자사주 비중에 큰 차이가 없다. SK그룹은 과거 헤지펀드로부터 공격(소버린 사태)을 받았다. 이후 경영권 방어에 집중한 경향도 있지만 정부 주도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외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SK는 경영권 방어와 기업가치 제고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 후자를 선택한다면 현재 보유한 자사주는 PBR 개선에 강한 촉매가 될 수 있다. 전자를 선택한다면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면서 기업가치 하락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SK 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그룹 지주사들의 높은 자사주 비중은 결국 해소해야 하는 문제”라며 “지주사는 현금흐름 확보를 위해 주력 자회사들의 성장에 이은 배당확대도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대주주들이 경영권 확보에 민감한 만큼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향후 주주들과 이해상충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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