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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맛본 투자자, 비트코인 다음 ‘이더리움 ETF’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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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맛본 투자자, 비트코인 다음 ‘이더리움 ETF’ 노린다

이더리움 이미지. 사진=로이터
이더리움 이미지. 사진=로이터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현물 ETF의 증시 상장으로 재미를 본 투자자들이 다음 목표로 암호화폐 2인자 ‘이더리움’을 노리고 있다.

지난달 27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앞서 비트코인 ETF의 상장을 적극 추진했던 블랙록, 피델리티 등 최소 10개 자산운용사들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이더리움 현물 ETF’의 출시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SEC는 현재 계류 중인 이더리움 현물 ETF 신청 건 중에서 첫 심사 기한이 도래하는 건에 대해 오는 5월 23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은, 비트코인의 미국 증시 상장에 따른 성과가 기대 이상으로 큰 데다, 가상자산이 제도권 투자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10일 SEC가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내놓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이후 3일 동안 미국 증시에서 유통된 비트코인 ETF는 약 100억 달러(약 13조 4000억 원) 규모에 달한다.

특히 암호화폐 현물 ETF의 최대 장점은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에서 결제 사고나 현물 거래소 파산, 해킹 등의 위험에서 자유롭다는 점이다. 암호화폐에 직접 투자하는 대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암호화폐 선물에 투자해 이익을 얻는 간접 투자 방식으로 운용되기 때문이다.

현재 CME에서 선물 ETF가 거래되는 암호화폐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둘뿐인 것도 투자자들의 시선이 이더리움으로 향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영국계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를 미국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되면서 많은 대형 자산 관리자들이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라며 “올해 가상자산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이 최소 500억 달러(약 66조8000억 원)에서 최대 1000억 달러(약 134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SEC는 이더리움 현물 ETF의 승인을 최대한 늦추려는 분위기다. 금융전문가 디지털자산협의회 창립자 릭 에델만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하는 데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 보면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에 대해 증권인지 상품인지 명시적으로 규정한 적이 없는 것도 걸림돌이다. 이러한 구별에 따라 자산을 감독하는 기관과 적용되는 규정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걸림돌은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검증자가 되어 이자와 비슷한 보상을 받는 ‘스테이킹’ 문제다. 이는 이더리움 자산 보유자들이 추가 수익을 거두는 수단 중 하나이지만, SEC는 스테이킹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다.

실제로 SEC는 지난해 2월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에 미국 내 스테이킹 제공을 중단하라고 명령한 데 이어, 몇 달 후 코인베이스 글로벌(Coinbase Global)의 스테이킹 프로그램이 미등록 증권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런데도, 다음 달인 4월 비트코인의 4번째 반감기(코인 발행량이 절반으로 감소하는 프로세스)를 앞두고 벌써부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덩달아 전체 암호화폐 시장이 들썩이며 거래량도 급증하고 있다. 이미 ‘코인’의 매력에 빠진 자산운용사들도 스테이킹 같은 추가 이익을 포기하더라도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을 더욱 부추길 전망이다.

투자 자문 회사 ETF스토어의 네이트 제라시(Nate Geraci) 최고경영자(CEO)는 WSJ을 통해 “현물 비트코인 ​​ETF의 엄청난 초기 성공을 감안할 때, 발행인들은 의심할 바 없이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 전망에도 침을 흘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