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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시총 경쟁 치열…김남구의 한국금융지주 5월 '고속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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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시총 경쟁 치열…김남구의 한국금융지주 5월 '고속성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사진=한국투자증권이미지 확대보기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사진=한국투자증권
김남구 회장이 이끄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최근 깜짝실적과 신사업 기대감에 더해 관세 무풍지대라는 점에서 이달 들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끝에 증권사 시가총액 2위에 안착했다.

이번주 무려 9곳의 증권사가 한국금융지주의 목표가를 일제히 올렸다. 시장컨센서스를 크게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발표한 영향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전 거래일 대비 2.22%(2100원) 오른 9만6700원에 거래를 마감해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시가총액은 5조3887억 원으로 증권사 가운데 시총 순위 2위에 해당한다. 지난해 말 3위에서 올해 한때 삼성증권에게 4위까지 밀려나기도 했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자 투자 심리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5대 증권사 시가총액 변동 추이. 표=김성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5대 증권사 시가총액 변동 추이. 표=김성용 기자

한국금융지주의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지배주주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34.5%, 전분기 대비 332.0% 증가한 4584억 원을 기록했다. 시장 컨센서스(4042억 원)도 30% 이상 웃돌았다.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호실적 영향이다. 한국투자증권의 별도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5188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3918억 원) 대비 32.41% 증가했다. 기업금융(IB) 및 트레이딩 손익 호조에 힘입어 좋은 실적을 거뒀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 목표가를 10만원에서 13만원으로 올리면서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한국금융지주는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분석하는 기업 중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은 했으나 이 정도로 우수한 수준을 기록할 줄은 몰랐다"며 "이번 목표가 상향은 실적 호조뿐만 아니라 종합투자계좌(IMA) 진출 등 신사업 라이선스 추가 확보에 따른 이익 모멘텀 발생에도 기인한다"고 말했다.

그 외 신한투자증권은 9만원에서 11만5000원, SK증권은 10만원에서 11만5000원, 다올투자증권은 9만6000원에서 11만원으로 각각 한국금융지주의 목표가를 올렸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가 70조원을 넘어 국내 금융투자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말 67조7000억 원 이였던 잔고는 올해 3월 말 72조3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매달 평균 1조5000억 원 규모의 신규자금이 리테일 채널을 통해 꾸준히 유입된 결과다. 한국투자증권의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는 지난 2022년 41조2000억 원에서 2023년 53조4000억 원, 2024년 67조7000억 원으로 매년 빠르게 증가해 왔다.

회사 측은 자산 확대가 △글로벌 금융상품 소싱 역량 강화 △고객 수익률 개선 △이익의 재투자 △자산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한국투자증권이 운용하는 개인 자산 규모는 향후 4~5년 내 2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 수익률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자사의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상품이 고위험, 중위험, 저위험 등 3개 유형에서 연간 수익률 1위를 달성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5년 1분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주요 현황 공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디폴트옵션적극투자형BF1'은 연간 수익률 22.72%로 전체 41개 사업자, 315개 상품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냈다.

이 상품은 지난 2024년 1분기부터 모든 증권사의 디폴트옵션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유지 중이다. 이어 '디폴트옵션중립투자형포트폴리오2'가 15.83%의 수익률로 전체 2위이자 중위험 상품 중 1위를 기록했다.

저위험 상품군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디폴트옵션안정투자형포트폴리오2'는 연간 수익률 9.86%로 해당 유형 1위를 차지했다. 예금 위주로 구성된 초저위험 상품군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 실적배당형 유형에서 수익률 1위를 기록한 셈이다.

차별화된 상품 구성이 수익률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세 상품 모두 '한국투자Mysuper알아서' 펀드 시리즈를 공통적으로 편입하고 있다.

이 펀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호주의 대표 디폴트옵션 모델인 'MySuper'를 국내에 맞춰 설계한 벤치마크 펀드다. 고위험 유형은 해당 펀드를 100% 편입하고, 중위험은 안정형과 성장형을 7:3 비중으로, 저위험은 안정형 펀드를 70% 편입해 운용하고 있다.

이러한 흥행으로 대형 증권사의 새 수익원이 될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이 곧 기지개를 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1호 IMA 증권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IMA와 유사한 사업인 발행어음 운용에서 한국투자증권의 노하우가 앞서고 있는 상황 등 몇 가지 이유가 거론된다.

IMA란 고객 예탁 자금을 통합해 IB 관련 자산 등에 운용하고 그 결과 발생한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계좌이다. 원금도 보장된다.

쉽게 말해 은행의 예적금처럼 안전성을 기하면서도 증권사가 그 자금을 IB 영역에서 운용해 예적금보다도 높은 수익을 낸 뒤 고객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IMA는 2017년 금융위가 도입했으며 별도기준 자기자본 8조 원 이상 증권사가 인가를 받은 뒤 영위가 가능하다. 다만 아직까지 IMA를 서비스하는 증권사는 없다.

이에 금융위는 원금지급 의무를 명확히하고 만기·운용·판매 등에 관한 제도 보완을 통해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IMA 상품을 홍보하고 출시하기를 유도할 계획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별도기준 자기자본 8조 원 이상인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9조8578억 원)과 한국투자증권(9조9650억 원) 둘 뿐이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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