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일 기자가 종로 5가의 귀금속 판매점 10곳에는 시세를 알아보는 손님들이 적지 않게 보였다. 시세를 물어보니 순금 1돈(3.75g)당 63만 원(부가세 포함)에 판매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는 1년 전(43만8000원)과 비교해보니 43.84% 오른 가격이었다.
순금 가격은 같았지만 가공하는 공임이 붙는 만큼 소비자들이 사는 제품 가격은 이보다 더 높다는 말도 들었다. 순금으로 된 반지나 귀거리, 팔찌를산다면 판매업소에 따라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시세 확인과 거래처 비교는 꼭 필요하다.

실제로 종로 금 거래소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많은 지점을 돌아다니며 금 가격을 비교해보고 구매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금은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낮아질 경우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줄어들어 매력도가 높아지는 자산이다. 또한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한 대표적인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의 관세 정책 혼선과 미국 노동시장의 약화 신호가 금값 상승을 다시 부추기는 모습이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 심리가 다시 되살아났다는 분석이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의 금 선물 6월물은 장중 트로이온스당 가격이 전장보다 0.6% 상승한 3343.90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장 초반 5월20일 이후 최저치까지 밀렸다가 전날보다 0.9% 오른 3318.69달러를 기록했다.
금값 반등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대한 미국 법원의 결정이 영향을 미쳤다. 앞서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CIT)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행한 상호관세 상당 부분에 대해 대통령 권한을 넘어선 조치라고 판시했으나, 워싱턴DC 항소법원이 "이 판결 집행을 일시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리며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이에 금값이 상승하며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반영됐음을 보여줬다.
이러한 영향으로 같은 날 한국거래소 금 시세는 전 거래일 대비 0.80%(1160원) 오른 14만63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편 금속 트레이더인 타이 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무역 법원 판결을 뒤집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이같은 전망에 기반해 금 가격이 장중 하락세를 딛고 강하게 반등한 점을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미국 노동시장 약화 신호가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29일 발표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24만 건은 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곧 연방준비위원회(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연결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연간 3.4%)와 달러 약세(USDX 92.1)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금이 화폐가치 헤지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월가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확대 가능성(현재 10%~25%)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경우 금의 투자 매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본다.
또한 시장의 이목은 오는 31일 발표될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표에도 쏠려 있다. 해당 지표는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성 판단에 있어 핵심 자료로 활용되는 만큼, 금 가격 향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CIT)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행한 '상호주의 관세'의 상당 부분에 대해 대통령 권한을 넘어선 조치"라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은 단기적으로 안도감을 보였으나, 백악관이 곧바로 항소 입장을 밝히면서 시장은 여전히 경계하는 분위기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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