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트럼프 관세·옵션 만기 등 복합 위기
BTC, ETH, XRP 일제히 급락… 주요 지지선 붕괴
'고래' 투자자도 현금화 가세...시장 불확실성 증폭
BTC, ETH, XRP 일제히 급락… 주요 지지선 붕괴
'고래' 투자자도 현금화 가세...시장 불확실성 증폭

비트코인(BTC)은 이틀 만에 7% 이상 하락하며 장중 최저 10만 2,000달러까지 떨어졌고, 이더리움(ETH)과 리플(XRP) 역시 급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크립토타임즈가 13일(현지시각) 암호화폐 시장 뒤흔든 5가지 이유를 분석했다.
1. 중동 지정학적 긴장 고조: 이스라엘-이란 공습 우려 확산
이번 암호화폐 시장 폭락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 중 하나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개시 소식이었다. 이는 중동 지역의 더 광범위한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증폭시키며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백악관은 미국의 이스라엘 공격 결정 불개입을 강조했지만, 지정학적 위험은 유가와 금 가격을 끌어올렸다. JP모건은 이란과의 전면전 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아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인플레이션이 2.4%에서 5%로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계획 재개로 무역 불확실성 증폭
미국 무역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역시 안전자산인 금 선호도를 높이며 시장에 부담을 줬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상대국에 대한 일방적인 관세 부과 계획을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관세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된 것도 불확실성을 가중시켰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00bp 금리 인하 주장도 시장의 혼란을 부추겼다.
3. 37억 달러 규모 비트코인-이더리움 옵션 만기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비트(Deribit)에서 약 37억 달러가 넘는 대규모 암호화폐 옵션이 만기가 됐다. 옵션 만기는 통상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유발하며 시장의 폭락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30억 달러 이상의 2만 8,000 BTC 옵션 만기와 7억 달러 상당의 24만 2,000 ETH 옵션 만기가 지정학적, 거시경제적 요인과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투자자들의 포지션 청산 및 변경이 가속화되었다. 비트코인 풋-콜 비율은 0.95로 약세 심리를, 이더리움은 1.20으로 더욱 강한 약세 심리를 나타냈다.
4. 암호화폐 시장 청산액 12억 달러 돌파...롱 포지션 대량 청산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 플랫폼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암호화폐 시장에서 무려 12억 달러 이상의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었으며, 이 중 9억 3,000만 달러 상당의 롱 포지션이 단 12시간 만에 사라졌다. 24만 7,000 명 이상의 트레이더가 청산당했으며, 바이낸스 BTCUSDT 페어에서 2억 131만 달러에 달하는 단일 청산 주문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롱 포지션이 11억 달러 이상 청산되면서 시장 하락을 더욱 부추겼다.
5. BTC, ETH, XRP 주요 지지선 붕괴로 '고래'들의 현금화
비트코인 가격은 10만 6,000 달러의 주요 지지선과 6월 시초가를 모두 하회하며 '고래' 투자자들의 대규모 현금화를 유발했다.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수백만 달러 규모의 대규모 현금화가 포착되었다. 이더리움 또한 2,650달러의 주요 지지선을 잃고 10% 가까이 하락했다. 리플(XRP)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 합의 소식에도 불구하고 2.20달러 위를 유지하지 못하고 2.12달러에 거래되며 2달러 선 붕괴 위험에 놓였다.
이번 암호화폐 시장의 폭락은 여러 외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여 시장의 변동성을 극대화했음을 보여준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지정학적 상황과 거시경제 지표, 그리고 관련 '고래'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