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업계에선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하며, 당분간 정유주의 강세를 전망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흥구석유와 한국석유는 이스라엘이 이란 원자력 시설을 타격한 지난 13일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고, 흥구석유는 최근 2거래일(12~16일)간 56.11%(6890원)오른 1만917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기간 한국석유(47.65%), 중앙에너비스(29.99%), 대성에너지(25.61%), HD현대(10.61%) 등도 강세를 나타냈다.
양측 충돌 첫날인 지난 1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서부텍사스원유) 선물은 배럴당 72.98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7.3% 올랐다. 이는 일간 상승 폭 기준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던 2022년 이후 최대 일간 상승 폭이다.
이란이 글로벌 원유 해상 물동량의 2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현재 양측은 미사일 공습을 주고받으며 무력 충돌이 심화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국제유가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는 가운데 앞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여부가 최대 리스크로 자리한다. 실행에 따라 국제유가는 추가 상승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면전으로 치닫는 충돌로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나설 경우 국제유가는 추가로 치솟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세계 원유 교역의 30%, LNG 교역의 20%가 호르무즈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면 그에 따른 공급 충격이 발생한다"라고 설명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이 보도되기는 했으나, 실제로 진행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라며 "과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실제로 봉쇄한 사례가 없고 봉쇄 시 이란도 필요한 물류를 조달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가는 당분간 상방 리스크가 우세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부재하더라도 미국과 이란 간 핵 합의 중단에 따른 이란 원유 수출 차질, 미국의 이란 제재 강화 등의 가능성은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대치 국면이 깨지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봉쇄하거나 이스라엘이 이란 전역에 대한 공습으로 통제 불능의 전면전으로 치달을 때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은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잇는 호르무즈해협은 글로벌 원유 해상 물동량의 20%(하루 2090만배럴)가 지나는 핵심 수송로다. 현재 한국은 원유의 70% 이상, 액화천연가스(LNG)의 3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대부분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다.
한편 이스라엘과 이란은 상대국의 대도시 도심을 직접 타격하거나 핵시설과 군사기지를 넘어 에너지 기반 시설까지 공격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 남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 14광구의 천연가스 정제 공장을 드론으로 타격하고 테헤란 외곽 샤흐런 정유 단지 내 석유 저장소 2곳도 공습했다.
이란도 즉각 보복에 나서며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 인근의 석유화학 기업 '바잔'의 정유공장과 송유관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이에 따라 주요 시설들의 가동이 일부 중단됐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산 원유를 넘어 주요 중동 수출국들의 공급 불확실성 부각 시 국제유가의 단기 상방 변동성 장세도 지속될 수 밖에 없다"며 "중동 지정학적 긴장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전개 시 주요 석유 수출국들의 공급 불확실성까지 고조돼 단기적으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뿐만 아니라 90, 100달러까지 돌파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윤재성·김형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란의 원유 생산량 규모는 하루 466만 배럴로 세계 5위이자 전체 시장의 5%를 차지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시장 점유율이 11%임을 감안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대비 이스라엘-이란 충돌이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낮으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전 세계 시장의 12%를 차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의 수출에 차질이 생긴다"고 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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