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유상증자 통해 IMA 도전장…윤병운 대표 "모험자본 시대 주도하겠다"

NH투자증권이 농협지주로부터 6500억 원 규모의 자본 지원을 받아 IMA(종합투자계좌)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윤병운 사장은 직접 IMA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사업 전면에 나서며, "NH가 모험자본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고 농협지주를 대상으로 한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발행 규모는 총 6500억 원. 증자가 마무리되면 NH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8조 원을 넘어선다. 금융당국이 설정한 IMA 사업자의 최소 요건을 충족하게 되는 셈이다.

윤 사장은 이번 증자를 통해 IMA 사업 인가를 위한 체력은 물론, 사업 구조 측면에서도 본격적인 재편을 예고했다. 그는 "단기 수익보다 장기 전략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NH투자증권이 국민의 자산 형성과 실물경제의 성장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의 IMA 진출 전략은 단순히 외형 확장 차원을 넘어선다. 윤 사장은 리테일 기반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IB 부문과 연계된 기업금융 영역까지 포괄하는 ‘하이브리드형 종합금융회사 모델’을 구상 중이다. 이를 위해 IMA 전담 조직을 대표이사 직속으로 설치하고, 실무진에 권한을 대폭 위임해 빠른 의사결정 구조도 구축했다.
윤병운 사장은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발행어음 시장에 이어 IMA 인가가 새롭게 열리는 지금이 "금융투자업의 질적 전환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단순 수탁 수수료를 넘어, 고객과 리스크를 공유하며 더 나은 성과를 제공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그는 "NH는 리테일 강자로만 머무르지 않겠다"며 "신뢰 기반의 모험자본 운용사로 탈바꿈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IMA 요건을 충족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세 곳뿐이다. 윤 사장이 자본 확충 이후 빠르게 인가를 추진하는 것도, '2강 체제'로 굳어지는 IMA 시장에 제3의 축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 금융위원회는 올 3분기 내 사업자 신청을 받고, 연내 지정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내부에선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임에도 조직의 실행력과 리더십 덕분에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증자 과정에서 농협지주와의 조율, 신용등급 요건 정비, 자본안정성 확보 등 복잡한 사전 정지작업이 비교적 무리 없이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윤 사장의 내부 리더십이 부각됐다는 반응이다.

NH투자증권은 향후 IMA 운용 전략으로 단기 상품 비중을 낮추고, 기업대출과 대체투자, 벤처채권 등 '투자형 IB 포트폴리오'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고객 수익성과 자산운용사 수익구조를 동시에 고려하는 균형적 전략을 추구한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선 윤 사장이 IMA를 통해 단기 수익보단 장기 기초 체력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에서, NH투자증권의 중장기 가치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실제로 상반기 NH투자증권은 리테일 부문에서 탄탄한 실적을 거둔 데다, IB와 PI 부문에서도 구조적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NH가 리테일 기반이 강하다는 점에서 IMA와의 시너지가 클 것"이라며 "윤 사장이 빠른 의사결정과 확실한 추진력으로 조직을 리드하고 있는 점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9월 IMA 사업자 지정 신청이 시작되면 NH투자증권이 가장 빠르게 신청서를 제출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보고 있다. 윤 사장이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수차례 내부적으로 강조한 만큼, 내부 검토는 이미 상당히 진척된 상태다.

이번 IMA 추진은 윤병운 사장이 이끄는 NH투자증권의 호실적 기조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한 3219억 원으로 같은 기간 매출액은 73.2% 늘어난 4조 1743억 원, 당기순이익은 30.3% 증가한 2569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또 상반기로 넓혀보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6110억 원, 당기순이익은 10% 증가한 4651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4.4% 늘어난 7조 5309억 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선 "리스크 관리와 수익 다변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이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며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윤 사장이 보다 공격적인 미래 사업 투자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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