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파운드급 폭탄 내장…F-35 버금가는 타격 능력 조준
유무인 복합 전투 체계 핵심 역할…스텔스·전자전 능력 강화
유무인 복합 전투 체계 핵심 역할…스텔스·전자전 능력 강화

4일(현지시각) 에비에이션 위크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 7월 28일 대전에서 열린 공군 학술회의에서 'KF-21 성능 개량 및 유무인 복합(MUM-T) 전투 체계'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KF-21EX의 상세한 개발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번 발표에는 지난해 공개된 초기 구상을 넘어, 성능을 대폭 향상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담겼다. KF-21EX는 외부 무장 없이 강화 벙커 같은 단단한 지상 목표물을 타격해 레이더 반사 면적(RCS) 증가를 막고, 생존성과 임무 능력을 동시에 확보한다.
이번 개량의 가장 큰 특징은 단연 내부 무장창을 추가하는 구조 변화다. KAI에 따르면, KF-21EX의 내부 무장창에는 MBDA의 미티어(Meteor) 초가시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LIG넥스원의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비롯해 GBU-39 소구경 폭탄(SDB), KAI가 개발하는 공중발사 효과체(ALE)를 실을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GBU-31 합동직격탄(JDAM)으로 대표되는 2000파운드급 중량 폭탄을 통합한다는 것이다.
◇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의 '지휘관' 역할
KF-21EX의 진화 방향은 미래 공중전의 핵심인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와 맞닿아 있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에비에이션 위크에 "앞으로 나올 협업 전투기(CCA)는 무거운 공대지 무장을 싣지 않을 것이므로, 유인 전투기가 2000파운드급 무기 운용을 맡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0파운드급 폭탄을 내부에 싣는 것은 KF-21EX의 타격 능력을 F-35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KAI는 KF-21EX를 미래 협업 전투기(CCA)와 함께 싸우는 스텔스 유인기로 정의한다. 미래 전장에서 KF-21EX는 호위 재머로서 아군 무인기를 보호하고, 함께 움직이는 무인기들은 적 방공망 깊숙이 침투하는 스탠드-인 재머 노릇을 한다. 두 기체는 센서 융합(sensor fusion)과 보안 데이터 전송 기능을 바탕으로 센서 정보를 실시간 나누며 흩어진 표적을 동시에 때리고 위협 정보를 분석하는 등 입체적으로 작전을 펼친다.
◇ 5세대급 생존성을 위한 핵심 기술
유무인 복합 임무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서는 생존성 강화가 필수 과제로 꼽힌다. KAI는 유인기가 무인기보다 레이더 유도 위협에 더 약한 만큼, RCS를 줄이는 일을 첫 번째 과제로 삼았다. 이를 위해 KF-21EX는 모양을 바꾼 캐노피와 저RCS 레이돔, 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EOTS), 고성능 전자전 장비, 새로운 일체형 안테나 등을 달아 5세대 전투기 기준에 맞는 성능을 갖추고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나아가 인공지능(AI) 기반 임무 컴퓨터와 레오나르도사의 브라이트클라우드(BriteCloud) 같은 소모성 디지털 무선주파수 기억장치(DRFM) 기만기를 실어, 이전에 공개된 수준을 뛰어넘어 주변 상황을 더 잘 파악하고 생존성을 높이는 기술을 더할 계획이다.
KF-21EX는 이처럼 강화된 무장 능력과 첨단 전자전, 스텔스 설계를 바탕으로 기존 KF-21을 뛰어넘는 5세대 전투기급 능력을 갖추고, 대한민국 공군의 핵심 전략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2030년대 후반에서 2040년대 초반 사이에 실전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