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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KAI, KF-21EX 내부 무장으로 5세대급 도약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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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KAI, KF-21EX 내부 무장으로 5세대급 도약 선언

2000파운드급 폭탄 내장…F-35 버금가는 타격 능력 조준
유무인 복합 전투 체계 핵심 역할…스텔스·전자전 능력 강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 중인 KF-21EX 전투기 상상도. KF-21EX는 내부 무장창에 2000파운드급 폭탄을 탑재해 F-35에 버금가는 타격 능력과 저피탐(스텔스) 성능을 확보하고, 유무인 복합 전투 체계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5세대급 전투기로 도약할 계획이다. 사진=KAI이미지 확대보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 중인 KF-21EX 전투기 상상도. KF-21EX는 내부 무장창에 2000파운드급 폭탄을 탑재해 F-35에 버금가는 타격 능력과 저피탐(스텔스) 성능을 확보하고, 유무인 복합 전투 체계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5세대급 전투기로 도약할 계획이다. 사진=KAI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가 내부 무장창을 탑재한 'KF-21EX'로 진화한다. 저피탐(스텔스) 성능을 지키면서 2000파운드급(약 907kg) 정밀유도폭탄을 운용해 타격 능력을 극대화한다. 이로써 KF-21은 F-35와 같은 5세대 스텔스기에 버금가는 유인기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4일(현지시각) 에비에이션 위크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 7월 28일 대전에서 열린 공군 학술회의에서 'KF-21 성능 개량 및 유무인 복합(MUM-T) 전투 체계'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KF-21EX의 상세한 개발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번 발표에는 지난해 공개된 초기 구상을 넘어, 성능을 대폭 향상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담겼다. KF-21EX는 외부 무장 없이 강화 벙커 같은 단단한 지상 목표물을 타격해 레이더 반사 면적(RCS) 증가를 막고, 생존성과 임무 능력을 동시에 확보한다.

이번 개량의 가장 큰 특징은 단연 내부 무장창을 추가하는 구조 변화다. KAI에 따르면, KF-21EX의 내부 무장창에는 MBDA의 미티어(Meteor) 초가시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LIG넥스원의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비롯해 GBU-39 소구경 폭탄(SDB), KAI가 개발하는 공중발사 효과체(ALE)를 실을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GBU-31 합동직격탄(JDAM)으로 대표되는 2000파운드급 중량 폭탄을 통합한다는 것이다.

◇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의 '지휘관' 역할


KF-21EX의 진화 방향은 미래 공중전의 핵심인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와 맞닿아 있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에비에이션 위크에 "앞으로 나올 협업 전투기(CCA)는 무거운 공대지 무장을 싣지 않을 것이므로, 유인 전투기가 2000파운드급 무기 운용을 맡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0파운드급 폭탄을 내부에 싣는 것은 KF-21EX의 타격 능력을 F-35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KAI는 KF-21EX를 미래 협업 전투기(CCA)와 함께 싸우는 스텔스 유인기로 정의한다. 미래 전장에서 KF-21EX는 호위 재머로서 아군 무인기를 보호하고, 함께 움직이는 무인기들은 적 방공망 깊숙이 침투하는 스탠드-인 재머 노릇을 한다. 두 기체는 센서 융합(sensor fusion)과 보안 데이터 전송 기능을 바탕으로 센서 정보를 실시간 나누며 흩어진 표적을 동시에 때리고 위협 정보를 분석하는 등 입체적으로 작전을 펼친다.

◇ 5세대급 생존성을 위한 핵심 기술


유무인 복합 임무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서는 생존성 강화가 필수 과제로 꼽힌다. KAI는 유인기가 무인기보다 레이더 유도 위협에 더 약한 만큼, RCS를 줄이는 일을 첫 번째 과제로 삼았다. 이를 위해 KF-21EX는 모양을 바꾼 캐노피와 저RCS 레이돔, 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EOTS), 고성능 전자전 장비, 새로운 일체형 안테나 등을 달아 5세대 전투기 기준에 맞는 성능을 갖추고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나아가 인공지능(AI) 기반 임무 컴퓨터와 레오나르도사의 브라이트클라우드(BriteCloud) 같은 소모성 디지털 무선주파수 기억장치(DRFM) 기만기를 실어, 이전에 공개된 수준을 뛰어넘어 주변 상황을 더 잘 파악하고 생존성을 높이는 기술을 더할 계획이다.

KF-21EX는 이처럼 강화된 무장 능력과 첨단 전자전, 스텔스 설계를 바탕으로 기존 KF-21을 뛰어넘는 5세대 전투기급 능력을 갖추고, 대한민국 공군의 핵심 전략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2030년대 후반에서 2040년대 초반 사이에 실전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