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칩 기술의 새로운 기준 제시... 포스트 실리콘 시대 열리나
'고체-액체-고체' 변환 기술로 InSe 반도체 대량 생산 난제 해결
초저전력 AI 가속기-유연한 전자기기 등에 활용 기대
'고체-액체-고체' 변환 기술로 InSe 반도체 대량 생산 난제 해결
초저전력 AI 가속기-유연한 전자기기 등에 활용 기대

중국의 이번 성과는 기존 실리콘 반도체의 한계를 극복할 차세대 칩 기술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황금 반도체'로 불리는 InSe는 높은 전자 이동도와 초박형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대량 생산이 어려워 그동안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대학의 류 카이후이 교수팀은 '고체-액체-고체' 변환이라는 새로운 성장 전략을 개발해 2인치 InSe 웨이퍼를 제작했다. 연구 보고서를 보면 이 InSe 기반 트랜지스터는 실온에서 최대 287cm²/V·s의 전자 이동도를 기록하며 실리콘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특히 10nm 미만 게이트 길이에서 최소한의 누설 전류와 높은 온/오프 비율을 달성해 2037년 반도체 기술 목표를 뛰어넘는 성능을 입증했다.
획기적인 결정 성장 기술
InSe 웨이퍼 대량 생산의 가장 큰 난제는 인듐과 셀레늄의 증기압 차이와 불안정한 물질 특성 때문이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체-액체-고체' 변환 방법을 고안했다. 사파이어 기판에 비정질 InSe 박막을 증착한 후, 저융점 인듐으로 덮어 정밀한 온도 제어를 통해 균일한 결정화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통해 연구팀은 업계 최초로 두께와 결정 구조가 뛰어난 2인치 InSe 웨이퍼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InSe 트랜지스터는 기존 2D 반도체를 훨씬 뛰어넘는 전자 이동도와 스위칭 속도를 보여줬다.
세계 과학 분야에서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번 연구에 대해 "결정 성장의 진전을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라며 세계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미래 반도체 기술의 새로운 동력
이번 성과는 InSe뿐만 아니라 불안정한 특성을 가진 다른 2D 반도체 개발의 가능성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기존의 CMOS 공정과의 호환성이 높아 실제 반도체 칩에 적용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진은 현재 InSe를 다른 2D 재료와 결합해 다기능 수직 적층 칩을 개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향후 초저전력 AI 가속기, 엣지 컴퓨팅 프로세서, 투명하거나 유연한 전자 기기 등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실리콘의 예측 성능을 뛰어넘는 지표를 달성한 InSe 웨이퍼는 머지않아 '포스트 실리콘(Post-Silicon)' 시대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