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 부진 속 금융주 희비 엇갈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들어 지난 22일까지 5대 증권사(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키움증권)의 시가총액 합계는 37조3840억 원에서 34조6370억 원으로 2조7110억 원 감소했다.
개별 종목별로 보면 한국금융지주의 낙폭이 가장 컸다. 7월 말 7조9698억 원에 달하던 시총은 현재 7조883억 원으로 11.05% 급감했다. 키움증권 역시 5조6229억 원에서 5조3141억 원으로 줄며 7.27% 감소했다. 미래에셋증권(-6.81%), NH투자증권(-11.05%), 삼성증권(-5.23%)도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했다.
증권업종 부진은 거래대금 위축과 실적 둔화 우려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올 들어 주식시장이 반등세를 이어갔지만, 8월 들어서는 변동성이 확대되며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가 위축됐고, 이에 따라 위탁매매 수수료와 트레이딩 손익 모두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주요 은행주는 이달 들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8월 들어 증권주와는 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같은 기간 은행주들은 등락이 엇갈렸지만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우리금융지주는 7월 말 2만4700원에서 2만4900원으로 소폭 상승하며 0.81% 올랐고, KB금융(-2.25%), 신한지주(-1.91%%), 하나금융지주(-3.63%)는 소폭 조정을 받는 수준에 그쳤다.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로 보면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우리금융지주는 연초 대비 62% 오르며 금융주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하나금융지주(44.89%), 신한지주(39.97%), KB금융(30.75%)도 모두 두 자릿수 이상 상승했다.
이는 은행권의 이익 체력이 여전히 탄탄하고, 배당 매력이 부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은행주가 상반기 실적에서 여전히 안정적인 이자이익을 기록했고, 하반기에도 배당 성향 확대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증권주와 뚜렷한 차별화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증권주의 단기 반등 가능성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하반기 들어 금리 인하 기대가 살아나면서 주식시장 투자심리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 거래대금 회복세가 미약하고, 신용융자 잔액 관리 부담이 남아 있어 반등 속도는 더딜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증권주는 거래대금과 밀접하게 연동되는 업종이기 때문에 뚜렷한 반등을 위해서는 일평균 거래대금이 안정적으로 상향 추세를 보여야 한다"며 “8월 들어서는 코스피·코스닥 모두 거래가 위축된 만큼 실적 모멘텀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증권주와 은행주 간 엇갈린 주가 흐름은 금융업 내 뚜렷한 '온도차'를 보여주고 있다. 증권주가 실적과 수급 부담으로 부진에 빠진 사이, 은행주는 안정적인 이익 구조와 배당 매력으로 방어력을 입증한 셈이다.
시장 관계자는 "증권주가 3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는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라며 "은행주는 여전히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어 금융업 내에서 '선택과 집중'이 나타나는 구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