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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감원장 "금융투자업계, 본연의 책무 다해야…투자자 신뢰 회복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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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감원장 "금융투자업계, 본연의 책무 다해야…투자자 신뢰 회복이 관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금융투자회사 CEO 간담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금융투자회사 CEO 간담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지금이 자본시장 신뢰를 확보할 중대한 시점"이라며 업계의 책임 있는 역할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회사 CEO 간담회에서 "화려한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질적 성장과 투자자 편익이 충분히 뒷받침됐는지 돌아봐야 한다"면서 "업계가 본연의 책무를 다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해 26개 증권·자산운용사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 원장이 지난달 취임한 뒤 업계 CEO들과 공식적으로 마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자본시장은 2007년 자본시장법 제정과 2013년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제도 도입을 계기로 외형적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시가총액은 2014년 1335조 원에서 지난해 말 2300조 원을 넘어섰고, 개인투자자 수도 1400만 명에 이른다. 금융투자사 수와 총자산 역시 큰 폭으로 늘었다.

그러나 이 원장은 "사모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례는 고객 보호보다 단기 성과를 중시한 결과"라며 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사익 추구 행위가 반복되면서 자본시장 전반의 윤리의식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업계에 △금융투자자 보호 강화 △불공정 거래 근절 △퇴직연금 신뢰 제고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가족에게 권하기 어려운 상품은 판매하지 마라"며 불완전판매 차단을 거듭 당부했다. 또한 "CEO가 내부통제의 최종 책임자로서 조직문화 혁신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세조종·불법리딩방 등 불공정 거래에 대해 "금감원은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퇴직연금과 관련해서도 "가입자 중심의 상품 설계와 판매 혁신이 필요하다"며 제도 신뢰성 제고를 주문했다.

이 원장은 또 금융투자업계가 "부동산 PF나 대체투자 중심의 비생산적 투자에서 벗어나 혁신기업·벤처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험자본 공급은 금융투자회사의 선택이 아니라 본연의 책무"라고 못 박았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업계 CEO들은 인공지능(AI) 등 신성장산업에 자금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기업성장투자집합기구(BDC) 법안, 종투사 인가, 증권사 지급결제 업무 확대 등 제도 개선 필요성을 건의하며 "중소·벤처기업 자금조달 지원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자본시장이 모험자본 중심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업계가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상품 제조·판매·운용 과정 전반을 재점검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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