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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기관투자자, 12월 들어 2차전지·로봇 '쇼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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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기관투자자, 12월 들어 2차전지·로봇 '쇼핑중'

12월 코스닥 시장 외국인과 기관 순매수 톱10. 자료=한국거래소이미지 확대보기
12월 코스닥 시장 외국인과 기관 순매수 톱10. 자료=한국거래소
12월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2차전지와 로봇 종목을 동시에 강하게 사들이며 연말 랠리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정책 모멘텀과 휴머노이드 로봇 기대감이 겹치며, 양대 수급 주체의 매수세가 특정 산업군으로 집중되는 드문 흐름이 형성된 것이다. 두 주체의 방향성이 일치하면서 실제 주가 상승 폭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1~12일 외국인 순매수 1위는 에코프로(3549억원)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2차전지 대장주 매집에 자금을 집중하며 코스닥 수급을 주도했다. 에코프로비엠(946억원)도 5위에 올라 2차전지 업종에 대한 외국인의 선호가 뚜렷했다.

로봇 관련주로는 클로봇(1076억원), 레인보우로보틱스(1045억원), 로보티즈(699억원)가 모두 TOP10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가운데 3개가 로봇주로, 외국인의 성장 산업 선호도가 뚜렷하게 반영된 흐름이다.

기관투자자 역시 방향성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관 순매수 1위는 에코프로비엠(1032억원)이었으며, 에코프로(567억원)도 4위에 자리했다. 로봇주로는 로보티즈(934억원), 레인보우로보틱스(355억원), 클로봇(343억원)이 모두 기관 순매수 TOP10 안에 들었다.
결과적으로 외국인·기관 모두 2차전지 2종(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과 로봇 3종(로보티즈·레인보우로보틱스·클로봇)을 공통으로 순매수하며, 코스닥 내 '투톱 주도 업종'이 명확해졌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한 산업군을 집중 매수하는 일은 흔치 않다"며 "이는 단순한 단기 테마가 아니라 성장성에 대한 구조적 확신이 형성됐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 트럼프 행정부 로봇 육성, 테슬라 휴머노이드 모멘텀…정책·기술 모두 '로봇'에 우호적

수급이 로봇으로 쏠린 배경에는 글로벌 정책 환경 변화가 자리한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최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로봇 기업 CEO들과 만나 정책 지원 방향을 논의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 중 로봇 산업 육성 행정명령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내 산업용 로봇 보유량이 중국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제조 경쟁력 회복이 시급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기대감도 로봇주 수급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기업가치의 80%가 향후 로봇에서 나올 수 있다"고 언급하며 휴머노이드 시장 성장성을 강조했다. 국내 로봇 기업들이 글로벌 가치사슬에 편입될 수 있다는 기대도 반영되고 있다.
■ 2차전지는 IRA·전기차 회복 조짐…외국인 수급 재유입

2차전지는 미국 IRA 보조금 확대 가능성, 글로벌 전기차 판매 개선 등 긍정적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 배제 공급망 재편으로 한국·일본 기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외국인이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을 중심으로 대규모 순매수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관 역시 중장기 성장 산업에 대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진행하며 두 종목 모두를 꾸준히 매수하는 모습이다.

■ 두 수급이 동시에 사는 종목군…연말까지 주도 섹터 될 가능성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 배제 공급망 구축을 본격화하면서 한국·일본 기업의 전략적 역할이 커질 것"이라며 "로봇·배터리 분야는 단기 모멘텀과 중장기 성장성이 동시에 부각되는 구간"이라고 짚었다.

박현정 대신증권 연구원도 "범용 로봇과 휴머노이드가 미·중 기술 경쟁의 핵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글로벌 로봇 시장은 2028년까지 약 8배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12월 수급만 보면 외국인과 기관이 똑같이 움직인 섹터는 로봇과 2차전지 딱 두 곳"이라며 "이는 단기 이벤트를 넘어 구조적 성장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yjangm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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