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역대급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증권사들

글로벌이코노믹

'역대급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증권사들

부거래대금 효과로 상반기 최대 실적 행진
브로커리지 편중 심화…하반기 경쟁력 시험대
사진= AI 생성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사진= AI 생성 이미지

국내 증권사들이 거래대금 증가와 해외주식 투자 열풍에 힘입어 올 상반기에도 역대급 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적 개선의 상당 부분이 브로커리지 부문에 집중되면서 수익구조 다변화라는 숙제는 오히려 무거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 1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거뒀다.

한국투자증권도 7000억원대 후반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역시 각각 4000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증권가에서는 주요 대형 증권사들이 2분기에도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스페이스X' 상장에 따른 추가 평가이익이 반영된 1조3000억원대 전망치도 제시됐다.

증권사 실적을 견인한 것은 단연 브로커리지 부문이다. 국내 증시 거래가 급증한 데다 해외주식 투자 수요까지 늘어나면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한 개인투자자 유입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문제는 실적의 질이다. 거래대금이 늘어도 수익성이 비례해 개선되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대면 거래 확산으로 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으며 고객 확보를 위한 수수료 인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IB 부문 회복세도 기대만큼 강하지는 않다. 올해 상반기 신규 상장 공모금액은 8조원을 웃돌고 회사채 발행 규모도 100조원을 넘어서는 등 자본시장 환경은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 회복의 과실은 초대형 IB에 집중되고 있다. 실제 IPO 대표주관 실적 상위권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이 차지하고 있다. 대형 딜을 확보할 수 있는 초대형 IB와 그렇지 못한 증권사 간 격차가 확대되면서 업계 내 양극화도 심화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미국 금리와 환율 변동성 확대, 인공지능(AI)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 투자 경쟁, 디지털 플랫폼 고도화 비용 증가 등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자기자본투자(PI) 부문의 실적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하반기부터 증권사 간 실적 차별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높은 증권사보다 IB와 WM,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확보한 증권사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만 보면 증권업계가 전성기를 맞은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고민이 적지 않다"며 "거래대금 효과가 약해지는 시점부터는 결국 IB와 WM 경쟁력이 실적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인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ng@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