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26 00:00
[김대호 진단] 돈의 질서 ⑫ 우주 자본주의와 궤도 경제학 "지구 밖으로 흐르는 돈" 1602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선술집 골목은 온 동네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내로라하는 대지주와 거상들뿐만 아니라 평범한 빵집 주인, 대장장이, 심지어 하녀들까지 저마다 쌈짓돈을 들고 줄을 섰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주식회사인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대양 너머 신대륙으로 떠날 범선에 투자할 사람들을 모집했기 때문이다.당시 목숨을 걸고 거친 바다를 건너 후추와 계피 같은 향신료를 한 가득 싣고 돌아오면 그야말로 인생 역전이 가능했다. 문제는 사고였다. 배가 풍랑을 만나 침몰하거나 해적을 만나면 전 재산을 날리는 무시무시한 도2026.06.25 12:45
남북전쟁이 끝난 직후인 1866년 미국에서는 5센트 짜리 지폐를 새로 발행했다. 전쟁 때 구리 동전을 녹여 총알로 만들어 쓰는 바람에 소액 거래 수단이 급감한 데 따른 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한 응급조치였다. 1달러의 20분에 1에 해당하는 적은 단위의 돈을 지폐로 만든 것은 이때가 미국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경제학에서는 이런 미세 가치의 지폐를 프랙션 통화, 영어로는 Fractional currency라고 부른다. 당시 미국 의회는 새로운 5센트 지폐의 도안으로 미국의 유명한 서부 탐험가인 '윌리엄 클라크(William Clark)'를 기리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재무부에 하달된 지시문에는 퍼스트 네임인 William)이 누락된 채 라스트 네임인 "2026.06.25 00:00
[김대호 진단] 돈의 질서 ⑪ AI 자본주의 "생산성 재테크" 1811년 11월의 어느 날 밤, 영국 노팅엄셔의 한 어두운 섬유 공장에 얼굴을 가린 사내들이 들이닥쳤다. 그들의 손에는 거대한 거위목 해머가 들려 있었다. 사내들이 조준한 것은 공장주도, 감독관도 아닌 최신식 대형 양말 직조기였다. 밤새도록 이어진 굉음과 함께 기계들은 고철 덩어리로 변해갔다. 이른바 기술의 진보가 인간의 일자리를 앗아간다는 공포에서 촉발된 기계 파괴 운동, '러다이트(Luddite)'의 서막이었다. 숙련된 섬유 직공들은 자신들의 고결한 노동 가치를 단숨에 바닥으로 떨어뜨린 기계를 부수면 과거의 풍요롭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믿었다. 역사는 그들의2026.06.24 00:00
돈의 세계에는 영원한 것이 없다. 언제까지나 계속 오르는 금융 상품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뉴욕증시 주도주도 시대에 따라 계속 바뀐다. 뉴욕증시 주도주의 변화는 재테크의 중심이 바뀌는 신호다. 주도주의 변천은 단순한 유행의 자리바꿈을 넘어서는 중대한 의미를 담고 있다. 산업 구조는 물론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대한 신호다. 우리가 돈의 흐름과 돈의 질서를 분석하고 그 미래를 예측해야 하는 이유다. 월스트리트의 역사적 자본 대이동은 언제나 시대의 언어, 즉 새로운 조어(Coinage)와 별칭(Label)의 탄생과 궤를 같이해왔다. 시장 주도주를 하나의 단어로 묶어 패키징하는 월가의 관행은 단2026.06.23 00:00
자본시장의 거대한 물줄기가 바뀌고 있다. 개인이 기업의 재무제표를 뜯어보고 뉴스를 추적하며 개별 종목을 매수하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바야흐로 시장의 모든 자금과 유동성이 상장지수펀드(ETF)라는 거대한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새로운 돈의 질서’가 확산되고 있다. 이 변화는 단순한 투자 트렌드의 변화가 아니다. 개인이 정보력과 자금력을 앞세운 기관과 외국인을 상대로 개별 종목 전투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구조적 한계의 증명이자, 자본시장의 지배권이 개별 기업에서 테마와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으로 완전히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이제 평범한 소비자가 각자도생의 자산 시장에서 부를 지키고 증식하기 위해서는 ETF라2026.06.22 00:00
[김대호 진단] 돈의 질서 ⑧ 토큰화(Tokenization) 조각 금융의 신세계 ‘돈’은 끊임없이 자신의 모습을 바꾸며 진화해 왔다. 과거 조개껍데기나 돌덩이에서 시작된 화폐의 형태는 금과 은이라는 실물 금속을 거쳐 종이 지폐로 발전하였고, 컴퓨터와 인터넷이 보급된 이후에는 은행 전산망 데이터 속의 전자 숫자로 정착하였다. 이처럼 화폐의 형태가 바뀔 때마다 세상의 부가 재편되었고 그 변화의 흐름을 먼저 읽은 국가와 개인들이 새로운 부의 주권자로 올라섰다. 이제 그 거대한 물줄기는 화폐의 패권 전쟁이라는 단계를 넘어 이 지구상의 모든 자산 형태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또 한번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토큰화(Toke2026.06.21 00:00
우리나라의 법정 화폐는 원화다. 대한민국 국경선 안에서는 원화로 가치를 측정하고 원화로 결제하도록 되어 있다. 법정 화폐로서의 원화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한국 땅에서도 원화가 아닌 미국 달러가 주류 통화로 올라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의 지갑 속을 채우고 있는 ‘원화(KRW)’가 머지않은 미래에 완전히 사라질지도 모른다. 비단 한국 뿐 아니다. 전 세계의 통화가 달러의 위력 앞에 힘을 잃어 가고 있다. 달러는 1944년 브레턴우즈 체제 이래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기축 통화였다. 미국은 이 달러 패권을 기반으로 오랫동안 지구촌의 권력을 장악하고 또 세계 질서를 주도해왔다. 브레턴우즈 체제2026.06.20 00:00
[김대호 진단] 돈의 질서 ⑥ 반도체 슈퍼사이클 "변동성의 관리" ...기획시리즈 (6) 오늘날 현대 금융자본주의가 맞이한 에브리싱 랠리와 재테크 양극화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자본의 흐름을 통째로 뒤흔드는 거대한 핵심 엔진은 반도체 슈퍼 사이클(Super Cycle)이다. 지금의 돈의 질서는 단순히 유동성이 모든 곳에 균등하게 퍼지는 축제가 아니다. 철저하게 가치가 검증된 핵심 자산으로만 자본이 쏠리는 '재테크 양극화'가 메인 법칙으로 자리 잡았다. 그 정점에서 전 세계의 유동성을 무차별적으로 흡수하며 팽창하는 거대한 블랙홀이 바로 반도체 주도 성장주 생태계다. 이 거대한 유동성 쏠림은 인공지능(AI) 혁명이라는 초국가적2026.06.19 10:29
모든 자산 가치가 동시다발로 치솟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의 시대라 하지만, 그 화려한 축제의 이면을 한 꺼풀만 벗겨내면 마주하게 되는 냉혹한 현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자산 시장의 극단적인 차별화, 즉 재테크 양극화 현상이다. 시장 전체에 유동성이 넘쳐나므로 모든 주식이 오르고 모든 부동산이 폭등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철저하게 '똘똘한 주식'과 '똘똘한 한 채'로만 모든 자본이 무턱대고 쏠리고 있다. 이로 인해 같은 자산 시장 내에 머물면서도 어떤 주식을 쥐고 있느냐, 어떤 입지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투자수익률의 격차가 하늘과 땅 차이로 벌어지는 심각한 부의 불평등이 도출되고 있다. 대중은2026.06.19 00:00
[김대호 진단] 돈의 질서 ④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와 부의 대전환 금융시장에 '에브리싱 랠리'라는 말이 유행어가 된 적이 있다. 트럼프 2기가 시작되면서 유동성 팽창에 대한 기대로 주식과 채권은 물론이고 금값·은값·부동산,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등 가상 암호화폐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자산의 액면 호가가 동시 폭발 랠리를 보였었다. 이 거대한 현상을 마주할 때 투자자가 취해야 할 태도는 맹목적인 낙관도, 무조건적인 공포도 아니다. 에브리싱 랠리는 유동성의 폭발적 공급과 그 유동성이 금융 시스템의 핵심 길목을 타고 흐르는 '캉티용 효과(Cantillon Effect)'가 만들어낸 신(新) 통화 질서의 필연적 결과물이2026.06.18 17:50
정부와 중앙은행이 대규모로 돈을 찍어낼 때 그 늘어난 유동성은 과연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평등하게 흘러 들어가는가. 이에 대한 대중의 막연한 기대와 경제학적 환상을 단칼에 부숴버린 인물이 있다. 18세기 프랑스에서 활약한 천재 금융가이자 경제학자 리샤르 캉티용(Richard Cantillon)이다. 캉티용이 정립한 ‘캉티용 효과(Cantillon Effect)’는 유동성이 공급될 때 발생하는 극단적인 부의 양극화와 약탈적 메커니즘을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오늘날 글로벌 금융 시장은 무제한 부채 발행과 유동성 범람으로 그 어느 때보다 가혹한 캉티용 효과의 지배를 받고 있다. 돈이 움직이는 근원적인 패턴을 읽지 못하고 과거의 상식에 갇혀 있는2026.06.18 11:55
[기획시리즈] 돈의 질서 ②: 유동성 폭발의 시대, 재테크 전략은 있는가 미국의 신(新) 유행어 ‘어포더빌리티(Affordability)’의 경제학 요즈음 미국에서 가장 뜨는 유행어는 단연 ‘어포더빌리티(Affordability)’이다. 영어 어포더빌리티는 ‘~할 여유가 있다’ 또는 ‘~을 감당할 수 있다’라는 뜻의 동사 ‘어포드(Afford)’와 능력을 나타내는 접미사 ‘어빌리티(Ability)’가 결합한 단어다. 사전적으로는 ‘어떤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재정적 능력’ 혹은 ‘적당한 가격’을 의미한다. 지금 미국 중산층이 체감하는 이 단어의 뉘앙스는 사전적 정의와 정반대 지점에 서 있다. 오늘날 어포더빌리티는 평범한 소득을 가진2026.06.18 00:00
케빈 워시가 세계의 돈 대통령으로 공식 데뷔했다. 연준 의장으로서 FOMC 회의를 주재하고 기자회견까지 하면서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 금융 패권의 심장부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17대 의장으로 케빈 워시(Kevin Warsh)가 취임하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은 거대한 지각변동을 맞이하고 있다. 만 35세의 나이에 최연소 연준 이사로 발탁되었던 이 월가 출신의 야전사령관이 과연 어떠한 궤적으로 세계 경제의 운전대를 잡을 것인지 그 배경을 분석하는 데 분주하다.케빈 워시의 정책과 철학을 명확하게 관통하는 중요한 열쇠는 바로 제14대 연준 의장이자 그의 사상적 사부였던 ‘벤 버냉키(Ben Bernanke)’다. 워시 의장이 현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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