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 시각) 대만 디지타임스와 경제일보 등에 따르면 이번 방문은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시장에서 위치를 더욱 강화하고자 하는 전략적 움직임의 일부다. 대만의 주요 IT 및 반도체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이 목표를 달성하려는 계획이었다. 이는 삼성전자의 미래 비즈니스 전략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삼성전자는 현재 HBM 메모리 분야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를 추격하고 있다. 또 엔비디아에서 수주 기회를 찾아 AI 시장의 성장에 따른 수혜를 극대화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경계현 사장은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 등과 함께 대만을 찾아 퀀타그룹과 위스트론 등을 방문했다. 이들 업체는 AI 서버 수요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QCT는 대만 AI 서버 제조사인 퀀타컴퓨터의 자회사로, 지난 2022년에는 LG CNS에 5G 특화망 솔루션 '옴니포드 엔터프라이즈 5G'를 공급한 바 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 붐이 일고 AI 서버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퀀타컴퓨터는 지난해 세계 AI 서버 시장에서 점유율 25%(4만3000대)를 확보할 것으로 추정된다.
QCT는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알리바바 등의 글로벌 빅테크들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5월 열린 '컴퓨텍스 2023' 기조연설에서 QCT를 주요 파트너로 소개했다. QCT는 다양한 가속 컴퓨팅 요구를 충족하는 엔비디아의 MGX 설계를 적용한 제품을 처음으로 시장에 출시하는 등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서 위치를 확고히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대만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해 인공지능 반도체에 쓰이는 HBM 메모리 판로를 넓히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 AMD 등 인공지능 GPU(그래픽처리장치) 기업에 HBM 메모리와 첨단 반도체 패키징을 공급하는 방안도 목표로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TSMC와 달리 HBM 메모리를 직접 생산하고 이를 GPU와 함께 패키지로 묶어 제조할 수 있는 기업인 만큼, 이런 장점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대만 방문을 통해 확보한 네트워크와 협력을 바탕으로 AI 반도체 시장에서 공격적인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HBM 메모리와 첨단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인공지능 GPU 공급 사업을 확대해 시장 점유율을 키울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대만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정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