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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육‧해‧공 복합물류업체로의 고도화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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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육‧해‧공 복합물류업체로의 고도화 나섰다

코레일과 친환경 철도물류 활성화 MOU 체결
‘출발부터 시작까지 책임지는 물류’ 세계적 추세
HMM도 미래 생존 위한 경쟁력 확보 위해 필요
HMM의 2만4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HMM상트페테르부르크’호, 사진=HMM이미지 확대보기
HMM의 2만4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HMM상트페테르부르크’호, 사진=HMM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이 육상 밒 항공 운송과 연계한 복합물류로의 사업 고도화를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MM은 지난 25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철도수송량 증대와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한 ‘친환경 철도물류 활성화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코레일 측에서 운영 개시 예정인 냉동컨테이너 철도수송 서비스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상호협력하고, 신규 개장 예정인 서해선 송산CY(컨테이너 야적장)를 서북부 내륙운송 허브기지로 활성화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HMM은 △국내 내륙물류 철도운송을 통한 탄소배출량 감소 △탄소저감을 통한 지속가능한 운송체계 구축 △해운-철도가 결합된 국제복합운송 협력체계 강화 등에 협력한다
코레일은 △냉동컨테이너 철도수송 인프라 구축 △환경성적표지 인증을 통한 친환경 운송서비스 제공 △송산CY의 컨테이너 기지 활용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HMM이 비해운업체와 맺은 사실상 첫 협력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공급망 단절 현상의 심화를 계기로 글로벌 해운업계는 육상운송개 항공운송 업체를 인수‧합병(M&A)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화물의 출발부터 도착까지 엔드 투 엔드(End-to-End)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물류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이러한 규모의 경쟁력으로 보다 저련한 운송가격을 제시해 화주들을 자사의 고객으로 끌어 들이려는 복합 운송사업 전략을 취하고 있다.

세계 2위 컨테이너 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라인은 2016년 해운과 물류를 양대 축으로 수직통합을 천명하고, 2018년 10월 중장기 계획인 ‘스테이 어헤드(Stay Ahead)’ 발표를 통해 물류사업을 그룹의 성장동력으로 삼을 것임을 공식화했다.

2020년 9월 자회사 담코(Damco)를 물류사업부문으로 흡수통합했으며,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머스크는 “글로벌 물류대란 상황은 '공급망 통합자(Supply Chain Integrator)'로서의 능력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통해 머스크는 육상과 해상운송 관련 업체들을 연이어 M&A했다.

이렇게 축적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5위 컨테이너 선사인 독일 하팍로이드와 손잡고 새로운 글로벌 해운동맹 ‘제미나이 협력(Gemini-Cooperation, 이하 제미나이)’을 내년에 출범시킨다. 제미나이는 이전 해운동맹이 노선과 선대 공유에 국한했던 것과 달리, 복합운송 사업을 바탕으로 취항 지역 주변의 모든 물류 서비스를 폭넓게 화주들에게 제공하게 되어 HMM에게는 위협이다.

국내 물류 전문가들도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HMM의 새주인 찾기 작업에 앞서 회사 자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하고, HMM이 선대 확충을 통한 해상 운송 사업에 올인하기보다는 복합물류사업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다른 국내업체인 SM상선과 CJ대한통운이 손잡고 미국에서 육상과 해상 복합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오히려 HMM을 앞서고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채권단 산하인 만큼 HMM이 머스크처럼 M&A 등 대규모 투자를 동반하는 적극적인 전략을 취하긴 어렵겠지만, 제휴화 협약 등을 통해 복합물류사업을 키워나가야 한다”라면서, “글로벌 공급망 단절 현상이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HMM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