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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노동계 "중국산 고율관세 유지하라" 바이든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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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노동계 "중국산 고율관세 유지하라" 바이든 '압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물가 안정 대책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물가 안정 대책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로이터

취임한 지 1년 반 가까이 됐음에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지할지, 완화할지, 철회할지에 대해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전임자 도널드 트럼프의 중요한 유산 하나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내린 중국에 대한 보복관세 조치, 즉 중국산 제품에 대해 고율관세를 부과한 조치다.

바이든 행정부가 더 주저하는 이유는 4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큰 만큼 바이든 대통령이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도 대중국 고율관세 정책을 유지하는 문제를 놓고 찬반 양론이 크게 부딪치고 있는 상황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 4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소비자물가 급등세를 감안해 전임 정부가 중국에 부과한 관세조치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만 밝힌 것만 봐도 바이든 대통령의 고민의 깊이를 가늠케 한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트럼프 정부에서 중국의 불공적 무역 관행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부과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관세 조치는 미국 소비자와 기업에 오히려 큰 피해를 끼쳤다”며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 상무부도 예런 장관과 같은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반면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국 경제의 최대 현안인 인플레이션 분제를 대중국 관세 인하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옐런 장관 입장과 배치되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주요 참모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엇갈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새로운 변수가 급부상했다는 지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의 노조세력이 이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그동안 어느 역대 대통령보다 친노조 행보를 보여온만큼 그가 어떤 반응을 나타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미철강노조 위원장 “미국 경제 살리려면 대중국 보복관세 유지해야”


트럼프표 대중국 보복관세 조치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결정으로 지난 2019년 9월부터 미국 정부가 3000억달러(약 384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해온 것을 말한다.

그 전부터 이미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었는데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소 관세를 부과한 조치여서 사실상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한 조치였다.

11일(이하 현지시간)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노조단체 지도자들은 지난 6일 타이 USTR 대표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가 시작한 대중국 고율관세 부과 조치를 철회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는 대중국 보복관세 조치 철회에 부정적인 타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행보를 공개적으로 함으로써 바이든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해석됐다.

이 서한에 참여한 토머스 콘웨이 전미철강노조(USW) 위원장은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이익에 따라 미국 경제를 앞으로 살리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악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노조단체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노조와 대립하는 행동을 최대한 아껴왔다”면서 바이든이 이에 어떻게 반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인플레와 바이든의 고민


백악관은 안그래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급으로 저조한 수준인 가운데 인플레이션까지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으면서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미국 ABC방송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에 의뢰해 최근 벌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8%만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지지를 보냈다.

이같은 여론을 의식해 백악관은 “어느 문제보다 물가를 안정시키는 방안을 찾는데 정부가 가장 큰 우선순위를 두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악시오스에 따면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의 유산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싶지 않은 이유는 대중국 보복관세 조치를 없애더라도 그것이 불러올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지난 3일 펴낸 ‘인플레이션 대응과 대중국 관세정책’이란 보고서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 조치를 철회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은 0.26% 정도 완화하는 결과를 내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