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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천연가스 등 국제 에너지 가격 뚜렷한 내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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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등 국제 에너지 가격 뚜렷한 내림세

국내 전기·가스요금 등 물가안정 '청신호'
지난 1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의 각종 에너지 시세표. 지난해 가격이 오른 소비자물가 구성 품목인 등유는 한 해 동안 56.2%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의 각종 에너지 시세표. 지난해 가격이 오른 소비자물가 구성 품목인 등유는 한 해 동안 56.2%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영향 등으로 올 1분기 전기요금이 사상 최대 폭(9.8%)으로 올랐다. 정부가 물가안정 기조 유지를 위해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 인상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않고 억눌렀던 탓이다.

3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의 급격한 공급 축소로 치솟았던 유럽의 천연가스를 비롯해 석유, 석탄 등 국제 에너지 가격이 뚜렷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국내 관련 업계는 2분기 전기요금과 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2일 유럽 천연가스 도매 선물가의 기준치 격인 네덜란드 TFF 도매시장의 한 달 후 인도 선물가는 오전에 2.7%가 속락해 메가와트시(MWh) 당 74.28유로에 거래됐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흘 전인 지난해 2월21일 이후 최저가이다. 이 도매선물 가격은 침공 직후 230유로까지 3배가량 급등했고, 8월 중순에는 340유로까지 폭등했다.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8월 말 이후 4분의 1까지 축소하자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대체 수입원을 개발했고, 독일은 천연가스 비축분을 겨울철 최대 목표치의 90% 선을 유지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EU 회원국들의 난방용 가스 비축이 예상보다 아주 순조롭게 진행돼 10월 초에 벌써 90%에 달하면서 내림세로 돌아섰다. 에너지 공급이 점진적 증가하면서 오히려 수요는 경기 침체로 줄어 하락한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이처럼 국제시장에서 천연가스 요금이 급락하면서 국내 관련 업계도 다소 안도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정부는 1분기 전기요금을 kWh당 13.1원 올리고 가스요금을 동결했다. 2분기 이후에는 국제 에너지 가격과 물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요금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인상안을 발표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은 전기와 가스요금 등 물가에 매우 근원적인 요소다. 이는 지하철과 버스 요금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정부가 지난해 전기·가스요금 인상안 발표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 중 에너지 가격을 첫 번째로 꼽은 이유이기도 하다.

수십조에 달하는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영업적자가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당장 해결되진 않겠지만 정부와 공기업의 정책 운영 측면에서는 다소 여유가 생길 수 있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세게 공급망 혼란, 글로벌 무역의 지역화 등 불확실한 요인이 아직 많지만, 국제 에너지 가격의 하락은 새해들어 공공요금이 잇따라 인상되는 가운데 서민들의 물가안정에는 '청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12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023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 보고서에서 내년 물가에 대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대 중반, 근원 인플레이션(식료품·에너지 제외)율은 2%대 후반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중 전기요금 인상 폭은 11월 전망 당시의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남상인 글로벌이코노믹 선임기자 baunam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