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V 공정 없이 128GB 모듈 제작 가능·16Gb 기반 대비 소비 전력 10% 개선
1TB 모듈 구현 가능·DDR5 시장 수요증가에 가격 상승세
1TB 모듈 구현 가능·DDR5 시장 수요증가에 가격 상승세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D램의 차세대 제품인 32Gb(기가 비트) DDR5 D램을 개발하고 연내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32Gb DDR5 D램은 D램 단일 칩 기준 역대 최대용량으로 기존 제품 대비 아키텍처 개선을 통해 개발에 성공해 더 의미가 남다르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1983년 이래 40년만에 D램 용량을 50만배 늘리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
특히 동일 패키지 사이즈에서 ‘실리콘관통전극(TSV) 공정없이 128GB(기가 바이트) 모듈을 제작 가능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실리콘관통전극이란 상단 칩과 하단 칩의 구멍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을 연결하는 첨단 패키징 기술을 말하는 것으로 기존에는 2층 구조로 쌓아야 해 TSV 기술이 필요했다. 이 과정없이 모듈을 제작하게 됨으로써 기존제품 대비 10%소비 전력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현재 생산되고 있는 256GB 이상 용량의 제품도 개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DDR5 제품은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주력 매출 제품은 아니다. 현재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DDR4제품이 제품이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DDR4제품의 매출 비중은 35%, DDR5 제품의 매출 비중은 12%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DDR5제품이 DDR4 제품대비 성능이 2배 높지만 가격도 그만큼 높아 DDR5로 세대교체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최대 용량의 새로운 DDR5 D램 제품을 개발하고 향후 더 높은 용량의 D램 개발가능성을 제시하는 이유는 DDR5 D램 제품이 고대역폭메모리(HBM)시장의 주요제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DDR5 제품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하이엔드 서버‘ 제품군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그 수요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메타버스·자율주행차 등에서도 데이터 처리량이 늘면서 더 높은 용량의 D램 제품이 요구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4분기 DDR5는 5% 이내에서 가격이 소폭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DDR5 양산시점을 연내로 잡은 것도 의미를 갖는다. 업게는 주요 IT업체들이 신제품 개발하면서 이미 삼성전자의 DDR5 D램을 자사 제품 테스트에 적용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성능이 요구 기준에 부합해 신제품 양산 시기에 맞풔 DDR5 D램을 주문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삼성전자의 양산시점은 늦어도 10월 정도에는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2024년 이후부터 하이엔드 제품에 적용되는 주력 D램이 DDR5로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DDR5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메모리반도체 시장가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DR5 16Gb 제품의 지난달 평균 가격이 3.4달러로 지난달 기록한 3.17달러보다 7.26% 상승했다. 반면 DDR4 8Gb(1Gx8)의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 대비 2.99% 하락해 DDR5는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DDR5를 앞세워 본격적인 실적회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RAM개발실장(부사장)은 "이번 12나노급 32Gb D램으로 향후 1TB 모듈까지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을 확보하게 됐다"며 "삼성전자는 향후에도 차별화된 공정과 설계 기술력으로 메모리 기술의 한계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