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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곤두박질친 주식시장…급락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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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곤두박질친 주식시장…급락 이유는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2023년 연말에 강세를 보였던 미국, 유럽, 신흥국 등 전 세계 주식시장이 2024년 새해 초에 전 세계 주요 20개 시장 가운데 약 70%가 하락했다.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주요 20개 시장의 주가지수를 지난해 말 대비 등락률을 계산한 결과, 1위는 터키(6.9% 상승), 2위는 닛케이(6.3% 상승) 각각 차지했다. 그러나 전체의 70%에 해당하는 13개 지수는 하락했다.

미국 S&P500지수도 첫 일주일은 하락하고 12일 종가 기준 미미한 수준으로 오르는 데 그쳤다. 한국의 주식시장은 20개 조사 대상 중 최하위를 기록할 정도로 하락했다. 중국보다 더 하락했다. 연초의 세계 주가는 대부분 다소 저조한 스타트를 기록했다.

2023년 연말에는 낙관 분위기가 장세를 뒤덮고 있었다. 미국, 유럽, 신흥국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고, 독일과 인도 등이 잇따라 최고치를 보였다. 중국 주식을 제외하면 대체로 주가가 강세였던 것에 비해 격세지감이다.
15일 닛케이는 급락에 대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조기 금리 인하 예상과 AI 반도체 등 테크주 강세론이 일부 수정되었기 때문으로 보도했다. 일본 시장 하락도 이 두 가지 요인 외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해제 관측 후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도했다.

향후 이런 하락 추세가 더 이어질지에 대해 이번 주부터 본격화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결산 발표가 주가 강세 지속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았다. 기업 실적장세에 따라 향후 주가 등락이 달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글로벌 IB들은 1월 18일 TSMC와 2월 1일 애플의 실적 발표에 따라 앞으로 주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TSMC의 실적 발표에 따라 반도체 시장의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경우, 일시적 급락에 그칠 수 있다고 보았다. TSMC는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으로, 그 실적은 반도체 시장의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또한, 애플의 실적 발표를 통해 중국 부진 우려가 커질 경우, 급락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애플의 실적은 중국 시장을 비롯해 전 세계 소비제품의 흐름을 참고할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급락의 주요 요인과 배경을 더 자세히 살펴보면, 향후 흐름을 알 수 있다.

우선, 미국 금리 인하 기대 후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를 위해 금리를 인상해 왔다. 그러나 11일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FRB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하락했다.

연말 주식시장을 주도한 반도체 AI 강세 일변도에 대한 수정도 있었다. 2023년 반도체와 AI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반도체 관련 500여개 종목의 시가총액 합계는 2023년 한 해 동안 약 60% 확대돼 세계 증시에 차지하는 비중이 4.6%에 달했다. 생성 AI 수요가 '폭발적인 이익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되면서, 23년의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에서 반도체 부문이 시장 기대 이하로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올해 반도체 시장의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이 발목을 잡으면서 코스피는 4.9% 하락해 주요 20개 지수에서 가장 하락폭을 기록했다. 역시 반도체 비중이 높은 대만도 2.3%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한국과 대만 주가지수는 연말 고점에서 움직였던 만큼 매도가 나오기 쉬웠다.

대만의 경우 총통 선거를 앞두고 지정학적 불안을 우려한 해외 투자가들이 시장에서 일시적으로 돈을 유출하면서 주가가 크게 내려간 측면이 있었다.

10일 발표한 잠정 실적에서 TSMC는 2023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지만 4분기 매출은 회사 추정치를 충족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감소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의 2023년 매출은 2022년 기록한 매출 2조 2600억 대만달러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로 높았다.

TSMC의 12월 월간 매출액이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10~12월기 매출액도 시장 예상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반도체 시장의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분석가들은 2024년 글로벌 반도체 부문의 수요가 반등하고 TSMC의 매출이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TSMC는 1월 18일 투자자 콘퍼런스를 개최해 4분기 결과를 자세히 설명하고 2024년 1분기 및 전체 전망을 제시할 예정이다.

1월 24일 실적을 발표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 발표도 중요하다. 이는 AI 분야 실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시장 예상을 웃돌 경우, AI 기대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엔비디아 선전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이 AI 반도체 주가를 다시 끌어 올릴 수 있다.

특히,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견해도 여전히 유동적이다. 매월 발표하는 각종 경제 지표는 올해 금리 인하 방향은 결정된 가운데 시기와 폭이 조정될 수 있다는 쪽이 여전히 우세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