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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석유화학, 미국 에탄 수입 늘려 수익성 회복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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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석유화학, 미국 에탄 수입 늘려 수익성 회복 나선다

한국·중국·인도, 미국산 에탄 도입 넓히기...2025년 미국 에탄 수출 7% 늘어날 듯
환하게 밝은 석유화학공장의 모습. 사진=체민다이제스트이미지 확대보기
환하게 밝은 석유화학공장의 모습. 사진=체민다이제스트
아시아에서 석유화학을 만드는 회사들이 수익이 줄고 세계적으로 공급이 넘치는 가운데, 미국에서 나오는 에탄을 들여와 원가를 낮추고 살아남으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지난 24일 체민다이제스트(chemindigest)가 보도했다.

◇ 에탄 사용 넓히는 한국·중국·태국


보도에 따르면 한국에서 가장 큰 크래커(에틸렌 만드는 설비) 운영 회사인 여천NCC(YNCC)는 지난해 공장 가동률이 70~80%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유진 여천NCC 대표는 "마진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에탄을 더 쓰는 것이 비용을 줄일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 장쑤성에 있는 SP케미컬도 에탄 원료 사용 비율을 지금 75%에서 90%까지 높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미국산 에탄에 매겼던 125%의 높은 관세를 풀면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미국에서 중국으로 가는 에탄이 하루 53만 배럴, 2026년에는 63만 배럴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미국에서 중국으로 간 에탄은 하루 492000배럴로, 지금까지 가장 많았다.

이외에도 태국의 PTT글로벌케미컬은 2029년부터 해마다 40만 톤의 미국산 에탄을 들여오기로 했다. 인도에서는 20285월부터 서쪽에 있는 석유화학 공장에 해마다 80만 톤의 에탄을 들여오기 위해 큰 배를 만들고 시설을 갖추는 데 힘을 쏟고 있다.

◇ 에탄 도입 늘리는 까닭


에탄은 미국에서 셰일가스를 뽑을 때 나오는 부산물로, 나프타보다 값이 3분의 1밖에 안 된다. 한국에서는 나프타 대신 에탄을 들여와 원가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LG화학, HD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에너지는 2028년까지 에탄을 함께 사들이고 저장 시설을 만드는 데 힘을 합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이런 시설 허가를 빨리 내주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에탄만 써서는 폴리프로필렌 같은 여러 제품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처음에는 5~10%만 섞어 쓸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에탄을 써서 에틸렌을 만드는 곳은 미국 루이지애나에 있는 롯데케미칼 USA의 공장이 유일하다. 에탄은 액화천연가스(LNG)를 정제할 때 나오는 탄화수소로, 주로 에틸렌을 만드는 데 쓴다.

일본 미쓰이화학은 기존 크래커에서 에탄올을 원료로 쓸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 이는 원료를 여러 가지로 나누고 원가를 아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 미국·유럽 움직임과 아시아의 대응


미국은 셰일가스 생산이 늘면서 에탄을 비롯한 천연가스 액체를 해마다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다.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미국 에탄 생산이 3.6% 늘어 하루 290만 배럴에 이른다고 밝혔다. 미국산 에탄 수출은 2025년에 7% 늘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는 에너지 값이 오르고 수요가 줄면서 큰 화학 회사들이 공장 문을 닫고 있다.

시장에서는 "아시아에서 에탄을 더 들여오는 것은 원료를 융통성 있게 쓰고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말이 나온다. 미국산 에탄이 늘어나고 시설도 갖춰지면서 아시아 전체에서 에탄 쓰기가 더 빨리 퍼지고 있다.

이 매체는 아시아 석유화학 회사들은 수익이 줄고 공급이 넘치는 어려움 속에 미국산 에탄을 더 들여와 원가를 낮추고 살아남으려 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에탄을 들여오는 것이 당장 원가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앞으로 세계 시장이 바뀌는 데 맞춰가는 데 꼭 필요한 계획이라는 말이 많다고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