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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 이익, 6년 만에 첫 하락...관세·엔고 여파로 7% 감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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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 이익, 6년 만에 첫 하락...관세·엔고 여파로 7% 감소 전망

자동차·철강업 32%, 27% 급감...미국 관세와 엔화 강세 직격탄
전체 순이익 47조4000억엔 유지...AI 투자 확대로 전자업종은 2% 증가
일본 도쿄 남쪽 요코하마의 항구에서 수출을 기다리고 있는 신차 자동차.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도쿄 남쪽 요코하마의 항구에서 수출을 기다리고 있는 신차 자동차. 사진=로이터
일본 상장 기업들의 총 순이익이 6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23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2026년 3월로 끝나는 회계연도에 일본 상장 기업의 총 순이익은 7% 감소할 전망이며, 이는 미국의 관세 부과와 엔화 강세라는 무역·통화 역풍이 제조업체들을 직격했기 때문이다.

닛케이 아시아는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마켓에 상장된 약 1000개 기업의 이익 예측을 집계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업이 가이던스를 발표하지 않은 경우에는 시장 예측을 사용했다.

제조업체의 이익은 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부문이 32% 급락하며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측을 발표한 4대 자동차 제조업체 중 혼다자동차는 70% 감소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와 환율의 결합된 영향으로 자동차 부문 전체 이익은 약 1조1천억엔(76억4천만 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철강업체의 이익도 27% 감소할 전망이다. 일본제철은 이익이 43%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관세로 인한 수백억 엔의 영향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마이 타다시 일본제철 사장은 이달 초 기자들에게 "수출, 특히 자동차에 대한 간접적인 영향은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과도한 중국산 철강 제품이 인근 시장에서 저렴하게 판매되는 '디플레이션 수출'에 대해 경고하며 시장 상황 악화 가능성을 지적했다.
비제조업체도 이익이 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3대 해운사들은 관세로 인해 최대 1700억 엔의 부정적 영향에 직면해 있다. 전력회사들은 원자력 안전에 대한 투자 증가로 전반적으로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은행들은 금리 인상과 안정적인 내수 수요로 이익을 얻고 있지만, 다른 부문의 손실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미국 관세의 완전한 영향은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만큼 상황이 심각하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이번 회계연도에 대한 초기 예측은 수익이 10% 미만 감소한 반면, 팬데믹 기간인 2020년 5월 예측에서는 20% 감소했다. 이번에는 8%의 기업이 실적 전망 발표를 미뤘는데, 2020년 5월에는 이 수치가 60%였다고 SMBC 닛코증권이 보고했다.

역풍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수익성과 재정 건전성은 안정적이다. 모든 상장 기업의 총 순이익은 47조4000억 엔으로 예상되며, 이는 2008년 3월 말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전자 부문은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활발한 투자에 힘입어 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일렉트론과 어드밴테스트 같은 주요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들은 기록적인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히타치 같은 많은 기업들이 빠르게 증가하는 AI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사업을 재편하면서 수익력을 높였다.

12월 말 상장 기업의 현금 보유량은 약 110조 엔으로 2019년 3월 말 대비 30% 증가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쓰이 OSK 라인즈는 약 2000억엔 상당의 인수를 추진할 예정이며, 액화천연가스 선박 및 터미널 운영과 같이 안정적인 수입을 창출하는 분야에 대한 계획을 고려하고 있다.

노무라증권의 일본 수석 주식 전략가인 토모치카 키타오카는 "기업들은 생산 시설과 시장을 다각화하는 등의 조치를 함으로써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