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새벽 이란의 핵 시설과 탄도미사일 공장, 군 수뇌부를 겨냥한 공격을 단행했으며 이번 작전이 장기전에 돌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사태로 이스라엘 벤구리온 국제공항은 이날부터 운영이 중단됐으며 이스라엘 방공부대는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비해 최고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이스라엘 국적 항공사 엘알은 모든 출입국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이란 또한 영공을 전면 폐쇄했으며 이는 이란 국영 언론과 조종사 통보문을 통해 확인됐다. 이라크는 이날 새벽 모든 공항의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고 자국 영공을 폐쇄했으며 요르단도 이스라엘의 공습 개시 수 시간 뒤 영공을 닫았다.
로이터는 민간 항공기 위치 추적 서비스인 플라이트레이더24를 인용해 이날 오전까지도 에미레이트항공, 루프트한자, 에어인디아 등 일부 항공편이 이란 상공을 비행 중이었다고 전했다.
에어인디아는 이날 뉴욕, 밴쿠버, 시카고, 런던에서 출발한 유럽 및 북미 노선 일부 항공편을 회항시키거나 우회 운항 중이라고 밝혔으며, 에미레이트항공과 루프트한자는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중동 항공 중심지인 두바이의 경우 맨체스터발 에미레이트 항공편이 이스탄불로 우회했으며, 플라이두바이의 베오그라드발 항공편은 아르메니아 예레반으로 방향을 바꿨다. 플라이두바이는 암만, 베이루트, 다마스쿠스, 이란, 이스라엘 등으로 가는 노선을 중단했으며 다수 항공편이 취소 또는 회항 조치됐다. 카타르항공도 이날 예정된 다마스쿠스행 두 편의 항공편을 취소했다.
항공 안전 전문 단체 OPS그룹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세이프에어스페이스’는 “상황이 여전히 전개 중인 만큼 이 지역에서 운항하는 항공사들은 최대한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로이터는 “이라크 동부는 유럽과 걸프 지역을 연결하는 세계에서 가장 바쁜 항로 중 하나”라며 “해당 지역 상공에는 매 시각 수십 대의 항공편이 지나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플라이트레이더24 자료에 따르면 이날 항공편 상당수가 중앙아시아 또는 사우디아라비아 상공으로 우회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이 본격화한 지난해 10월 이후 중동 상공에서는 민간 항공기와 드론 및 미사일이 혼재하는 위험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일부 조종사와 승객은 비행 중 공중에서 미사일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항공위험 분석업체 오스프리플라이트솔루션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이후 민항기 6대가 오폭으로 격추됐고 3건의 유사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카자흐스탄과 수단에서 민항기가 무력에 의해 격추된 사례가 보고됐으며 앞서 2014년에는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2020년에는 우크라이나국제항공 PS752편이 테헤란 상공에서 각각 격추됐다.
한편, 유럽항공안전기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 상공을 통과하는 유럽발 착륙 항공편은 하루 평균 1400편이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