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주식 시장이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불안한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주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0.2% 오르는 강보합세를 기록했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과 나스닥 지수는 각각 0.15% 하락, 0.21% 상승하며 흐름이 엇갈렸다.
움직임이 크지는 않았다.
이스라엘이 13일(현지시각) 이란을 기습 공습하며 시작된 이스라엘과 이란의 공습전이 1주일을 넘겨 2주째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가라앉지 않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이란에 2주 시한을 제시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일단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번 주에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기준으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27일 발표되고, 나이키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중동 긴장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계속해서 주식 시장 흐름을 좌우할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이란을 다시 재촉했다.
그는 자신이 전날 제시한 2주 시한은 ‘최대치’라면서 그 전에 미국이 이스라엘의 공습전에 동참해 이란 핵시설을 직접 파괴할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결정을 미룰 때에 2주 시한을 제시하고, 결국에는 꼬리를 내린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이번에는 2주 전이라도 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트럼프의 20일 발언에 앞서 스위스 제네바에서 20일 열린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과 핵 협상에서 미국을 압박했다. 이스라엘이 공습을 멈춰야 미국과 대화하겠다고 버텼다.
트럼프의 “2주는 최대치” 발언은 이런 이란의 반격에 대한 답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미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초 죽음 상태에 빠진 이란에 사실상 무조건 항복하라는 것이 트럼프의 메시지이다.
문제는 체면을 구긴 이란이 끝까지 버티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트럼프는 자신의 말이 덫이 돼 이란 공습으로 기울 수도 있다.
미국의 이란전 개입은 시장에는 블록버스터급 악재다.
다만 ‘장사꾼’ 트럼프가 실제 전쟁에 말려 들어가지 않으려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여전해 결행이 되기 전에는 시장이 크게 요동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소비자, 물가
이번 주에는 주식 시장 상승세 주역인 반도체 흐름을 예상할 수 있는 반도체 장비 업체 마이크론 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마이크론은 25일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미 상무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만 TSMC의 중국 반도체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 반입 중단 일괄 유예조처를 끝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들 3개사에 통보했다는 보도가 나와 반도체 종목 전망은 어수선하다.
중국과 미국이 지난 9일 영국 런던에서 양측 무역 분쟁을 일단 봉합하고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주식 시장 상승세를 주도했던 반도체 종목들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마이크론은 분기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와 관련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관세 전쟁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다시 꿈틀대고 실질 소득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소비자들이 움츠러들고 있는지도 이번 주에 지표로 확인된다.
미 상무부가 27일 PCE 5월 물가지수를 발표한다.
하루 전인 26일에는 대표적인 소비재 기업인 나이키의 실적 발표가 있다.
관세 충격은 앞으로 몇 개월 뒤에나 본격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기는 하지만 물가지수와 나이키 실적 발표에서 그 영향 일부가 관측될 전망이다.
한편 24일에는 가장 정확한 주택 시장 지표로 간주되는 S&P케이스실러 주택지수 4월치가 공개되고, 미 경기 동향 풍향계 역할을 하는 물류업체 페덱스 실적 발표도 있다. 같은 날 크루즈 업체 카니발 실적도 공개된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