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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2주 유예’로 입장 선회…이란 타격 고심 속 외교 여지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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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2주 유예’로 입장 선회…이란 타격 고심 속 외교 여지 남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28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마린원 헬기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28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마린원 헬기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 대응 여부를 최대 2주간 유예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이란을 타격하는 문제에 대한 고심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20일(이하 현지시각)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 기간이 얼마나 될지는 지켜보겠지만 2주가 최대일 것”이라며 “사람들이 이성을 되찾는지 지켜보는 중”이라고 발언한 것의 배경을 분석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 강경 메시지에서 외교 유예로 전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도중 “테헤란을 대피하라”는 메시지를 SNS에 올리며 긴박한 대응을 예고했지만 현재는 협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외교적 해법에 무게를 두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과의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통령은 향후 2주 내에 공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스티브 배넌 전 수석전략가와 백악관에서 오찬한 직후 발표됐다.

◇ 보수 진영 내 반전 여론 반영


트럼프 대통령의 신중한 태도는 보수 진영 내 반전 성향 인사들의 조언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배넌은 자신의 방송 ‘워룸’에서 “이란 공격을 주장하는 인사들은 가짜 긴박감을 조성하는 중고차 딜러와 같다”고 비판했고 찰리 커크도 백악관을 찾아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전 성향과 맞물려 군사 행동 유보에 힘을 실었다.

◇ 유럽 협상에는 회의적 태도


20일 제네바에서 열린 영국·프랑스·독일·EU·이란 외교장관 회담은 이란이 “이스라엘의 공습이 중단되기 전까지 협상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유럽과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우리와 이야기하길 원한다”며 유럽의 중재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회담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이란 측과는 계속 접촉 중이다.

◇ 국내 정치 이슈 병행 노림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문제 외에도 SNS를 통해 2020년 대선 특별검사 도입, 하버드대 관련 합의 전망, 입법안 통과 촉구 등 국내 정치 사안을 부각하며 여론의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국가정보국(DNI) 국장 털시 개버드가 봄철에 언급한 “이란 핵무기 개발 증거 없음”이라는 평가에 대해 “틀렸다”고 반박하며, 이란의 핵 위협을 강조하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