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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미국 등 해외 공략 가속…8300억원 투자로 체질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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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미국 등 해외 공략 가속…8300억원 투자로 체질 개선

오리온 본사. 사진=오리온이미지 확대보기
오리온 본사. 사진=오리온
오리온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매출 5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 아래 북미·동남아 등 신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외 생산 인프라 확충을 골자로 하는 이번 투자 계획은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는 질적 전환 전략으로 해석된다.

2일 오리온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충북 진천에 생산·포장·물류를 아우르는 통합센터를 구축하고, 베트남·러시아 등 해외 주요 거점의 생산설비도 대폭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체 투자 규모는 약 8300억원이다.

국내 진천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에는 약 4600억원을 들여 약 18만8000㎡(축구장 26개 규모) 부지에 통합 복합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완공 목표는 2027년이며 가동 이후에는 국내 연간 생산능력이 약 2조3000억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해외 시장을 겨냥한 투자도 병행된다. 러시아 트베리 공장에는 2400억원을 들여 신규 생산라인 16개를 증설한다. 러시아 공장은 최근 가동률이 120%를 넘어섰으며, 이번 증설로 연간 생산량이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하노이 법인에도 1300억 원이 투입돼 쌀스낵, 젤리류 생산라인과 물류센터가 추가된다. 현지 시장 수요 증가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인프라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오리온은 이 같은 생산 인프라 확장을 바탕으로 수출국 다변화 전략에도 힘을 싣고 있다. 중국 시장의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새로운 해외 성장 거점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리온 중국 법인의 영업이익은 지난 4월과 5월 연속으로 전년 대비 감소세를 기록했다. 여기에 춘절 이후 경쟁사의 할인 공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도 수익성 하락에 영향을 줬다.

이에 따라 오리온은 북미,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유통 채널을 확대하고, 할랄 인증 제품과 온라인몰 진입 전략 등을 병행할 계획이다. 중동과 동남아에서는 현지 특화 제품과 생산라인 인증 확보를 통해 맞춤형 공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참붕어빵’, ‘알맹이’, ‘예감’ 등 다양한 제과 제품을 현지 대형 유통망에 속속 입점시키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올해 1~5월 미국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해, 오리온의 수출국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들 제품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먼저 입소문을 타며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했고, 미국 현지에서도 독특한 식감과 콘셉트로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제품 다각화 전략도 병행된다. 오리온은 기존 초코파이 중심의 제품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신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 중이다. 국내에서는 건강 기능성 음료, 단백질·저당 중심 제품, 실버·키즈 타깃 상품을 출시하고 프리미엄 그래놀라 등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견과바, 기능성 껌·젤리 등 건강 지향 제품군을 확대하며, 베트남에서는 제로슈거 제품과 유음료, 베이커리류 개발에 나선다.

러시아에서는 초코파이 외 파이류와 젤리 제품을 강화하고, 인도에서는 프리미엄 제과 시장 진출을 꾀한다. 이를 통해 오리온은 ‘글로벌 종합 식품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나설 계획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올해를 매출 5조원,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위한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특히 미국은 아직 매출 비중은 크지 않지만 오리온이 강점을 지닌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경 기자 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