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바뀐 건 제도뿐이다. 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들의 태도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공모가 산정이 더 보수적으로 바뀌었고 기관 수요예측 참여도 위축됐지만, 청약 현장엔 여전히 '단기 차익' 기대감이 넘쳐 난다. '수요예측 흥행 여부'나 '의무보유 확약 비중'보다는 '첫날 따상 가능성'에만 관심이 집중된다.
실제 수요예측이 진행되지 않은 사례에서도 투자자들은 청약 일정만 발표되면 '첫날 시세차익 가능성'에만 무게를 둔다. 공모가의 적정성이나 기업의 장기 성장성과 무관하게 ‘지금 들어가서 얼마나 먹을 수 있느냐’가 여전히 관심의 중심이다.
투자자 마인드가 쉽게 바뀌지 않는 이유도 분명하다. 2020~2021년 '따상 신화'가 여전히 개인투자자 사이에 각인돼 있고, 일부 기업은 제도 변화에도 불구하고 상장 첫날 급등세를 보이며 그 기대를 되살린다. 결과적으로 '한 번 더 가능하지 않을까'란 기대감은 여전히 살아있다.
공모 시장을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제도는 중요하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단타 중심 심리'가 변하지 않는 한 제도 개선은 껍데기에 그칠 수밖에 없다. 공모제도 개편이 진짜 효과를 내려면 참여자들의 투자 마인드가 함께 진화해야 한다.
아무리 제도가 바뀌어도 투자자들이 '예전처럼만 하면 된다'고 여긴다면 결국 같은 문제가 반복될 뿐이다. 진짜 바뀌어야 할 것은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