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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트럼프 관세 폭탄 대응 위한 긴급 외무장관 회의 개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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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트럼프 관세 폭탄 대응 위한 긴급 외무장관 회의 개최 예정

미얀마·라오스 40%, 태국·캄보디아 36%, 인도네시아 32% 등 차등 관세
루비오 장관 첫 아시아 순방…"일방적 조치" 우려 표명 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이번 주 아세안 외무장관 회의의 핵심 의제가 될 예정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이번 주 아세안 외무장관 회의의 핵심 의제가 될 예정이다. 사진=로이터
아세안 회원국 외무장관들이 7월 9일부터 쿠알라룸푸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발표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8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7일 14개국에 보낸 서한에서 8월 1일부터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아세안 회원국들이 차등적인 관세 타격을 받게 됐다. 미얀마와 라오스는 40%, 태국과 캄보디아는 36%, 인도네시아는 32%, 말레이시아는 25%의 관세가 각각 부과된다.

말레이시아의 신세율은 지난 4월 트럼프의 '호혜적' 관세 발표보다 1%포인트 상승한 반면, 태국과 인도네시아에 대한 관세율은 변동이 없었다.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의 세율은 오히려 인하됐다. 현재 베트남은 아세안 국가 중 유일하게 미국과 협정을 맺은 상태이며, 다른 회원국 대표단은 더 나은 조건을 위해 열심히 협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외무부 아세안 협력국장 시다르토 수리요디푸로는 지난주 브리핑에서 이번 회의가 관세 협상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관세가 최우선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아세안 외무장관 회의의 공동성명 초안은 "글로벌 무역 긴장 고조와 국제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 증가, 특히 관세와 관련된 일방적 조치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면서 "아세안의 경제적 안정과 성장에 복잡한 도전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쿠알라룸푸르 회의에 파견할 예정이며, 이는 그의 새로운 역할로 첫 아시아 방문이 된다. 국무부는 성명에서 "루비오 국무장관은 국무장관으로서의 첫 아시아 순방에서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안전한 인도 태평양 지역을 발전시키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의 방문은 경제가 취약하고 외교적으로 분열된 동남아시아에서 미국이 무역 및 안보 태세를 어떻게 재조정할 것인지에 대한 아세안 회원국들의 기대와 불안을 불러일으켰다.

말레이시아 소재 자문회사 전략고문의 하피지 라잘리 최고경영자는 "아세안은 중국의 뒷문이 아니다.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자체적인 우선순위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아세안이 파트너로서 활동하기를 열망하고 있지만 어떤 동맹이나 국가에도 열려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의 무역 정책 외에도 미얀마 내전, 중국의 남중국해 해양 확장, 중동 상황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전 말레이시아 외교관 일랑고 카루파난은 관세 문제와 트럼프의 정책이 이란과 팔레스타인 관련 글로벌 문제와 함께 회담에서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무장관들은 9일 10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블록의 내부 회의를 시작으로 주요 파트너국들과의 회담을 갖고, 이번 주 후반에는 북한이 속한 2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아세안 지역 포럼을 포함한 아세안 주도 플랫폼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미얀마의 내전은 2021년 2월 군부 장악 이후 정치적 진전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격렬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태국과 캄보디아는 현재 국경 문제로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