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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 인텔 CEO "우린 이제 톱10 반도체 기업 아냐"…대규모 구조조정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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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 인텔 CEO "우린 이제 톱10 반도체 기업 아냐"…대규모 구조조정 착수

립부 탄 인텔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립부 탄 인텔 CEO. 사진=로이터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에게 "우리는 더 이상 세계 10대 반도체 기업이 아니다"고 언급하며 심각한 위기감을 나타냈다.

10일(현지시각) 미국 오리건주 지역매체 오리거니언에 따르면 탄 CEO는 전날 전 세계 인텔 직원들과 진행한 온라인 간담회에서 "20~30년 전 우리는 확실히 업계를 주도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고객들이 우리에게 낮은 점수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리건주는 인텔의 가장 큰 연구개발 및 제조시설이 위치한 핵심 거점 지역이다.

탄 CEO는 특히 인공지능(AI) 분야 경쟁에서 엔비디아와 격차를 인정하며 "AI 훈련용 칩 시장에서는 엔비디아를 따라잡기엔 이미 늦었다"고 인정했다. 최근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4조달러(약 5512조원)를 넘어섰으며 인텔과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탄 CEO의 이같은 발언은 인텔이 최근 전 세계적으로 수천 명에 이르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한 가운데 나왔다. 그는 구조조정과 관련해 "우리는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등 경쟁사들처럼 작고 빠른 조직이 돼야 한다"면서 "겸손한 자세로 고객의 요구를 더 잘 경청하고 신속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인텔은 이달 중순까지 오리건주에서만 529명의 직원을 해고할 예정이며 본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애리조나주, 이스라엘 등 다른 주요 지역에서도 수백 명 규모의 감원을 진행 중이다.

탄 CEO는 중앙 클라우드 방식의 AI 경쟁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앞으로는 PC나 스마트 기기에서 직접 AI가 실행되는 '엣지(edge) AI'로 방향을 전환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또 인텔이 자율적으로 작동 가능한 '자율형(agentic) AI'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 신임 부사장 3명을 영입했으며 추가 채용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인텔은 내년부터 도입할 예정인 차세대 반도체 제조 공정 '18A'의 성공적 안착에 전력을 쏟고 있다. 탄 CEO는 "18A 공정이 우리 내부 고객인 인텔의 자체 제품을 만족시킬 만큼 안정적인 것이 최우선 목표이며 그 이후 14A 공정이 다음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