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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의약품 관세 조기 시행 시사로 아시아 제약주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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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의약품 관세 조기 시행 시사로 아시아 제약주 급락

호주·인도 제약업계 타격, 미국 수출 의존도 높아 우려 확산
호주 제약주 2% 급락 후 회복, 인도 업계도 타격
4월 12일 인도 아마다바드 외곽에 있는 카딜라 제약 제조 시설 내부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4월 12일 인도 아마다바드 외곽에 있는 카딜라 제약 제조 시설 내부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 의약품 수입에 대한 관세를 '이달 말' 시작할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아시아 제약업계에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 의약품에 최대 2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당시에는 시행까지 1년 반의 유예기간을 둘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1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세가 아마도 이달 말쯤 시작될 것"이라며 시행 시기를 대폭 앞당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낮은 관세로 시작해서 제약회사들이 1년 정도 건설할 수 있도록 하고, 그 다음에는 아주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제약회사들은 미국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표 직후 호주 증시에서 제약주들이 급락했다. 벤치마크인 S&P/ASX 200 지수는 16일 0.79% 하락 마감했으며, 주요 제약주들은 개장 직후 2% 하락한 후 장 마감 무렵 일부 회복세를 보였다. 호주 최대 생명공학 기업 CSL은 1.28% 하락했고, 뉴런 파마슈티컬스와 클래리티 파마슈티컬스는 초기 하락 후 상승 마감했다.
의약품은 호주의 두 번째로 큰 미국 수출품으로, 2024년 약 22억 호주달러(약 14억 달러)를 창출했다. 업계 대표 그룹인 메디슨스 오스트레일리아는 관세가 "말이 안 된다"며 미국 소비자들의 가격만 밀어 올릴 것이라고 반발했다.

제네릭 의약품의 주요 생산국인 인도에서도 충격이 컸다. 벤치마크인 Nifty Pharma 지수는 초기 0.4% 하락했다가 일부 만회했다. 미국은 인도의 최대 수출 대상국으로, 12월까지 9개월간 217억 달러의 제약 선적량 중 32.76%를 차지한다.

특히 Sun Pharmaceuticals, Dr. Reddy's, Lupin 등 대형 제약회사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Dr. Reddy's는 북미에서 연간 매출의 44.59%를, Lupin은 38%를, Sun Pharmaceutical은 31%를 기록하고 있다.

인도 제약회사들은 미국 내 제조 확대를 고려하고 있지만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루팡의 비니타 굽타 CEO는 "관세 고려사항과 정부의 경제적 인센티브를 바탕으로 타당하다면" 미국 내 두 공장의 제조를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앤서니 알바니즈 호주 총리는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호주의 의약품 혜택 제도(PBS) 변경을 배제한다고 재확인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