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랠리 주도한 K방산, 실적 실망·밸류 부담에 조정…ETF도 하위권

올 들어 지난달까지 방산 ETF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PLUS K방산은 196.86% 오르며 전체 ETF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TIGER K방산&우주(180.50%), SOL K방산(149.49%)도 수익률 상위권에 올랐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분위기가 급변했다. 하반기 들어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LIG넥스원의 2분기 실적 부진과 방산주 고평가 논란,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가능성이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일까지 KODEX K방산TOP10 ETF는 11.08% 하락하며 전체 ETF 중 4위 하락률을 기록했다. TIGER K방산&우주(-10.73%), PLUS K방산(-7.07%), SOL K방산(-6.88%)도 하락률 상위권에 올랐다. 상반기 내내 치솟았던 방산 테마 ETF가 불과 한 달 만에 급전환한 셈이다.
하락 배경에는 기업 실적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LIG넥스원은 지난 7일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7.9% 증가한 776억 원, 매출은 56.3% 증가한 9454억 원을 기록했지만, 증권사 컨센서스(매출 9746억 원, 영업이익 799억 원)에는 못 미쳤다. 자체 연구개발비 집행과 손실충당금, 해외 자회사 영업손실 확대 등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에 주요 증권사들은 LIG넥스원의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 혹은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동 수출 확대와 높은 마진이 현실화되면 상승 여력이 회복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다"고 평가했다.
PER(주가수익비율)로 본 방산주의 고평가 논란도 커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7.8배, 현대로템 38.83배, 한국항공우주(KAI) 53.12배, LIG넥스원 45.1배 등으로, 글로벌 1위인 미국 록히드마틴(19.6배)을 크게 웃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 기준 PER이 32.3배로 유럽 방산업체 평균(30.5배)보다 높아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기대감이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는 15일(현지시각) 알래스카에서 만나 전쟁 종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주도주였던 방산, 금융, 조선 업종에서 차익 매물이 나오고 있는데, 미·러 정상회담 소식이 방산주의 약세를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다만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비관론은 밸류 부담과 실적 조정 가능성을 근거로 들고 있다. 반면 낙관론은 나토(NATO)의 국방비 확대와 중동 국가들의 재무장 수요, K방산의 수출 점유율 확대 가능성에 주목한다.
장남현 연구원은 "무기체계 초과 수요 환경이 지속되고 있고, 중동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 여력은 폴란드보다 크다"며 "기대치를 상회하는 수출 이익률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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