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빅딜] 푸틴, 알래스카 도착…트럼프 "오늘 휴전 보고 싶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알래스카에 도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대면 정상회담을 준비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낳은 전쟁의 향방을 가를 회담으로, 양측은 이날 휴전 가능성을 집중 논의한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유럽 동맹국들은 이번 회담이 '전쟁 동결'과 사실상의 영토 양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젤렌스키는 "전쟁을 끝낼 때가 됐고, 러시아가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우리는 미국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어포스원에 오르며 "우크라이나를 대신해 협상하러 온 게 아니라 협상장으로 이끌기 위해 왔다"며 "빠른 휴전을 보고 싶다. 오늘이 아니면 만족할 수 없다. 살상이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전 11시(현지시각) 알래스카 공군기지에서 푸틴을 공식 환영한 뒤 본격 회담에 들어간다.

회담에는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윗코프 러시아 특사 등 미국 측 핵심 참모와 러시아 측 고위 인사들이 배석한다. 확대 회담에는 미국 재무·상무·국방 장관과 백악관 수석 보좌관이 합류한다.
푸틴에게 이번 회담은 서방의 고립 전략을 뚫고 국제 외교 무대 복귀를 과시할 기회다. 러시아 특사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현지 언론에 "분위기가 호전적이며, 양측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전반적인 양국 관계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회담이 실패하면 러시아에 "경제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경고하면서도, 성과가 있으면 젤렌스키를 포함한 3자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크렘린궁도 알래스카 회담이 잘 풀리면 3자 회담이 가능하다고 확인했다.

로이터는 푸틴이 나토의 동진 중단과 일부 서방 제재 해제를 법적으로 보장받으면 최전선 전투를 멈출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젤렌스키는 영토 양도를 거부하며 미국이 보장하는 안보 약속을 요구하고 있다.

푸틴은 완전 휴전에 열려 있지만, 먼저 검증 절차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시적인 공중전 중단이 타협안으로 거론된다. 전시 경제에 직면한 러시아는 미국의 추가 제재에 취약하며, 트럼프는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이는 중국과 인도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했다.

이번 회담은 최대 6~7시간 이어질 수 있으며, 이후 전쟁 종식과 새로운 핵군축 협정 체결 논의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키이우 시민들은 회담 결과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한 주민은 "좋은 일은 없을 것"이라며 "영토를 누구에게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