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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서 만난 트럼프·푸틴 “건설적 대화”에도 휴전 합의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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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서 만난 트럼프·푸틴 “건설적 대화”에도 휴전 합의 ‘무산’

6년 만의 미·러 정상회담, 2시간 30분 논의했으나 핵심 의제서 이견만 재확인
미·러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 하는 트럼프(오른쪽)와 푸틴.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러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 하는 트럼프(오른쪽)와 푸틴. 사진=연합뉴스
앵커리지에서 현지시각 15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직접 만난 역사적 정상회담은 상호 존중의 분위기속에 매우 건설적으로 진행되었다는 공식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가 기대한 우크라이나 휴전·평화 협정에 대한 구체적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 악시오스,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전했다.

◇ 역사적 회담의 주요 쟁점과 불발 원인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연설에서 여러 사안에서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으나, 가장 큰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합의가 확정될 때까지 합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남은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아마도 가장 중요할 것이지만 우리는 거기에 도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는 거기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거기에 도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는 푸틴 대통령이 휴전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에 대한 강도 높은 신규 제재를 경고하며 매우 심각한 결과를 예고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구체적 세부 사항은 밝힐 수 없으나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강조하며, “키이우와 유럽 주요 수도들이 초기 진전을 방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종전 협상 과정에서 사용했던 우크라이나 비무장화표현을 그대로 유지하며 근본 원인 제거 필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보도를 통해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가 자신의 편에 서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분쟁의 근본 원인’, 즉 우크라이나 비무장화와 NATO 가입을 차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부분을 전 세계에 환기하는 성과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 회의 시작부터 종료까지

회담은 현지 시간 오전 1130분 직전에 시작돼 약 2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두 정상은 합의문 발표 대신 미소와 악수로 회담을 시작했으며, 통역사 대신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유리 우샤코프 외교정책 고문이 양측 고문으로 배석했다.

또한, 푸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명한 전용 장갑차에 탑승하여 트럼프와 직접 대화를 계속하고 통역사조차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는데, 이는 이례적인 안보 및 외교 의례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예정됐던 2차 확대 정상회담과 공동 기자 질의는 모두 취소됐다. 이는 2차 정상회담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물론 전 세계인들에게 기대한 성과를 밝힐 내용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주요 외신들은 평가한다.

◇ 젤렌스키·유럽 지도부 반응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같은 날 야간 화상 연설에서 우리는 미국의 강력한 입장을 기대한다. 모든 것이 이에 달려 있을 것이라며 미국의 제재·외교 지원을 요청했다. 유럽 주요국 역시 우크라이나 측 참여 없는 회담에 우려를 표하며 실질적 진전 확보가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합의가 성사되면 곧 다시 회담을 열고, 아니면 더는 회담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혀지만, "건설적 대화"를 강조하고 있어 향후 추가 대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알래스카 회담은 2019년 이후 처음 열린 미·러 대면 정상회담이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지만, 핵심 의제인 우크라이나 전투 종식과 관련해 공개할 만한 성과를 확인하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 러시아 제재 강화 여부 등 난제 산적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회담 결과로 제재 강화 카드가 실제로 꺼내질지 주목하고 있다. 아직 정상회담의 구체적 논의사항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일방이 상대를 먼저 공격하거나, 러시아가 미국과의 비공개 합의 사항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제재 카드가 사용될 수 있다고 본다. 일부 에너지 전문가들은 미국이 러시아 추가 제재에 나서면 유가가 단기에 급등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편 일각에서는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지속할 경우, 미국이 인도 수출품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해 총 50%의 징벌적 관세를 매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미국과 인도 간 무역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외교 안보 전문가는 푸틴이 우크라이나 추가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의 국방비 증액 흐름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며 군사·안보 예산 확대는 장기적으로 서방과 러시아 간 갈등 구도를 고착시킬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