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LG·SK, 북미 생산 확대·부품 현지화로 돌파구
李 대통령, 기업인 간담회 통해 對美 투자계획 공유
李 대통령, 기업인 간담회 통해 對美 투자계획 공유

미국 워싱턴DC에서 25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정부와 재계가 관세 리스크 추가 변수를 막기 위해 현지 투자 확대, 생산 확대, 부품 공급망 강화라는 '3대 전략 카드'를 꺼내 들며 전략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앞두고 주요 기업 총수들과 간담회를 열고 대미 투자 계획을 점검하며 경제 외교의 고삐를 죄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주요 대기업 총수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참석했다.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도 참석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대미 투자와 별개로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부가 가치 산업을 육성할 수 있게 관련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지난달 말 타결한 관세 협상에서 3500억 달러라는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일본이나 유럽연합(EU) 등 주요 경쟁국들과 동등한 수준인 15% 상호관세율을 관철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대기업들이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는 등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 협상의 지렛대로 작용했다.
다만 아직 15%의 관세가 적용되지 않고 있어 관세 인하 적용시기를 두고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나아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반도체 분야의 품목 관세 협상으로 인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 내 생산·투자 확대를 통한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말 투자 규모를 기존 440억 달러에서 370억 달러로 축소했는데, 다시 증액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미국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과의 시너지를 위해 첨단 패키징 관련 설비 투자 확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활황으로 현금성 자산이 17조 원까지 불어난 SK하이닉스도 투자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미국 내 추가 투자 가능성이 예상된다.
관세 인하를 적용받지 못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가동에 들어간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현지 공급망을 적극 검토하고 새로운 협력업체를 늘리며 미국에서 생산된 부품으로 제품을 완성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고, 그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를 통해 관세 리스크 완화를 추진한다.
정부는 정상회담에서 기업들의 투자 성과와 계획을 부각하며 세제 혜택, 규제 완화, 공급망 협력 강화 등 실질적인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