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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북극 방위에 73조 원 투입…한국 K9 자주포·잠수함 협력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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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북극 방위에 73조 원 투입…한국 K9 자주포·잠수함 협력 급부상

중국 견제 위해 북극 투자, 한국·일본과 핵심광물 '윈윈' 구상
캐나다가 북극 방위력 강화를 위해 앞으로 20년간 730억 캐나다 달러(약 73조5800억 원)를 투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사진=LNG 캐나다이미지 확대보기
캐나다가 북극 방위력 강화를 위해 앞으로 20년간 730억 캐나다 달러(약 73조5800억 원)를 투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사진=LNG 캐나다
캐나다가 북극 방위력 강화를 위해 앞으로 20년간 730억 캐나다 달러(약 73조 5800억 원)를 투입하는 가운데, 한국·일본과 3자 협력 체제 구축이 상호 이익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아시아퍼시픽재단은 지난 21일(현지시각) 웹사이트에 게시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와 그린란드 인수 발언으로 촉발된 미국-캐나다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캐나다가 방위 파트너십을 다각화하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 북극 위협 증가에 '전방위 투자' 나선 캐나다


캐나다는 지난해 4'우리의 북방, 강하고 자유롭게(Our North, Strong and Free·ONSAF)' 계획을 발표하며 대대적인 북극 방위 현대화에 착수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캐나다는 5년간 81억 캐나다 달러(81600억 원)를 추가 투자하고, 2030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1.76%까지 늘린다.

핵심 사업으로는 ▲얼음 아래 작전이 가능한 재래식 잠수함 최대 12척 도입 ▲군수품 공급에 94억 캐나다 달러(94700억 원) ▲장거리 포병 시스템에 26억 캐나다 달러(26200억 원) ▲북극 조건에 맞는 전술 헬리콥터에 184억 캐나다 달러(185400억 원) 등이 포함됐다.

이 같은 투자 확대 배경에는 북극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 활동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북극 최대 국가로서 군사 및 상업 입지를 지속 확장하고 있으며, 중국도 스스로를 '북극에 가까운 국가'로 선언하며 이 지역에서 활동을 늘리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최근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현대화를 위한 새로운 레이더 시스템에 60억 캐나다 달러(6조 원)를 투입한다고 발표했으며, 군대가 "더 큰 규모로 연중 내내 지속해서" 북극에 주둔하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 한국 방산기술·일본 잠수함 기술 '적격'


캐나다의 북극 방위 수요와 한국, 일본의 방위산업 역량이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의 경우 한화시스템의 K9 자주포가 대표적이다. 북한과 지속하는 긴장 때문에 지속 생산 체제를 갖춰 신속한 제조와 배송이 가능하며, 나토(NATO) 및 미국 표준과 호환되는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대장 출신 김병주 의원이 이끄는 대통령 특사 대표단이 캐나다를 방문해 캐나다의 국방 현대화, 특히 앞으로 잠수함 및 포병 프로그램에 한국의 참여를 제안한 바 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공동 입찰한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도 주목받고 있다. 3000톤급 잠수함 8~12척을 도입하는 최대 60조 원 규모의 이 사업에서 한국은 캐나다가 요구하는 기술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 역시 Sōryū, Taigei급 디젤-전기 잠수함 분야의 첨단 조선 기술을 보유해 캐나다의 얼음 아래 해군 확장 수요에 부합한다. 또한, 일본의 첨단 위성 및 레이더 시스템은 캐나다의 북부 센서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올해 5월에는 강환석 방위사업청 차장이 한국 대표단을 이끌고 캐나다에서 열린 최대 규모 방산 전시회 'CANSEC 2025'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 대표단은 캐나다 국방부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한국과 캐나다 간 실질적인 방위산업 협력이 빨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 핵심광물 공급망서 '상호보완' 효과


반면 캐나다는 한국과 일본에 핵심 광물의 안정되고 민주적인 공급원을 제공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은 희토류의 47%, 일본은 6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공급망 취약성이 심각한 상황이다.

2021년 중국의 갑작스러운 요소 수출 중단으로 촉발된 한국의 요소 위기는 중국 공급망 의존의 위험성을 극명히 보여준 사례다.

캐나다는 서스캐처원 희토류 처리 시설과 퀘벡의 리오틴토 산화 스칸듐 공장을 통해 공급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세계 4위 코발트 생산국인 캐나다는 노스웨스트 준주의 포춘 미네랄스 NICO 프로젝트, 온타리오의 일렉트라 배터리 머티리얼스 등을 통해 군사용 리튬이온 배터리와 합금 생산에 필수인 코발트의 안정 공급이 가능하다.

전 세계 코발트의 절반 이상이 공급되는 콩고-킨샤사에서 중국 기업들이 코발트 생산량의 80%를 통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캐나다는 안정되고 지속 가능한 대안을 제공한다.

아시아퍼시픽재단은 "캐나다-한국-일본 3자 프레임워크는 원자재부터 배치된 역량까지 전체 가치 사슬을 강화해 오늘날의 불안정한 지정학 환경에서 자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위해서는 고위 관리, 업계 리더 및 고문으로 구성된 3자 실무 그룹 설립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또한, 특히 헌법상 보호되는 원주민 토지에 많은 중요 광물 매장지가 있는 캐나다 북극 지역인 누나부트와 노스웨스트 준주에서 원주민의 참여가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재단은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협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 압력을 신중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특히 미국이 캐나다-동북아시아 긴밀한 협력을 NORAD 약속 희석이나 미국 주도 안보 질서 훼손으로 인식할 위험을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