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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진핑, 유라시아 개발은행 설립 촉구…"달러 헤게모니 견제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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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진핑, 유라시아 개발은행 설립 촉구…"달러 헤게모니 견제 목적"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서 "안보·경제 협력 위한 은행 설립 시급" 강조
SCO, "미국 달러 지배력에 대한 의존도 줄일 것"…회원국 간 인프라 투자 가속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SCO 지도자들이 9월 1일 톈진에서 단체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SCO 지도자들이 9월 1일 톈진에서 단체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미국 달러가 지배하는 글로벌 무역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유라시아 10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발은행 설립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일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담에서 은행의 조속한 설립을 촉구하며, 이는 "회원국의 안보와 경제 협력에 대한 더 강력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역사는 다자주의, 연대, 협력이 글로벌 도전에 대처하는 올바른 방법임을 가르쳐 준다"고 말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무역 정책에 맞서는 공동 전선을 구축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공식 성명은 SCO가 "개발은행을 설립하고 금융 기관 운영과 관련된 일련의 문제에 대한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분석가들은 세계은행의 소규모 지역 버전처럼 운영될 이 개발은행이, SCO 회원국들이 미국 달러가 지배하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상하이 푸단대학교의 찰스 창(Charles Chang)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미국 달러의 지배력"이라며, "중국을 포함한 이들 국가는 여전히 무역을 위해 미국 달러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것이 집단으로서의 지렛대"라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의 이번 발언은 미국이 러시아와 같은 국가에 경제 제재를 가할 때 '달러로 치외법권'을 휘두르는 것에 대한 중국의 깊은 우려를 반영한다. 미국의 제재는 러시아의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했으며, 중국 역시 미국의 관세와 무역 제한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

SCO 은행은 회원국들이 인프라 프로젝트를 가속화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아시아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중국은 도로, 철도, 에너지 프로젝트 건설을 통해 중앙아시아와의 무역을 촉진하고 있다.

푸단대학교의 창 교수는 "더 많은 작은 국가가 모이면 그룹이 더 실질적이 된다는 생각"이라며 SCO의 협력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SCO 개발은행 아이디어는 2010년 중국이 처음 제안했지만, 러시아의 반대 등으로 지난 15년간 거의 진전이 없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직면하면서, 은행 설립에 대한 모멘텀이 되살아났다.

분석가들은 SCO 은행이 회원국의 다양한 경제적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특정 프로젝트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다른 개발은행과 차별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