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점유율 38%로 2017년 이후 첫 40% 붕괴…현대 등 판매 급증, 사이버트럭·모델Y 부진 겹쳐

8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은 리서치업체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 하락은 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경쟁 완성차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전기차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데 따른 것이다.
로이터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 전기차 판매가 9월까지 증가세를 이어간 뒤 연방 세액공제가 이달 말 종료되면 수요가 꺾이면서 테슬라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의 재정적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테슬라가 2023년 출시한 마지막 신차인 사이버트럭이 과거 모델3 중형 세단이나 모델Y 중형 SUV가 거둔 성공을 재현하지 못하면서 테슬라 판매 부진의 중심에 섰다. 또한 한때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였던 모델Y는 최근 리프레시 모델이 나왔지만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쳤고, 테슬라는 2년 연속 판매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 놓였다.
머스크, 정치 행보도 브랜드에 타격
콕스 오토모티브 집계에 따르면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지난 7월에도 전달인 6월의 48.7%에서 크게 떨어진 42%에 그쳤다. 로이터 분석에 따르면 이는 2021년 3월 포드의 머스탱 마하-E 전기차 출시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세다.
테슬라의 점유율 하락 배경에는 머스크 CEO의 정치적 행보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머스크는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미 연방정부 축소·재편을 추진했으나, 5월에 행정부를 떠나면서 트럼프와 결별했다. 이 과정에서 머스크의 우익 성향이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콕스 데이터에 따르면, 7월 미국 내 신규 전기차 판매는 전월 대비 24% 이상 급증해 12만8268대를 기록했다. 7500달러의 세액공제 종료를 앞둔 소비자 수요와 매력적인 할인 혜택이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 테슬라 역시 같은 달 판매량이 7% 늘어난 5만3816대를 기록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8월에는 성장세가 더 둔화했다. 잠정 집계에 따르면 테슬라 판매는 3.1% 증가에 그친 반면, 전체 전기차 시장은 14% 성장했다.
현대·토요타 등 인센티브 공세에 점유율 잠식
테슬라는 오랜 기간 전기차 시장의 선두 주자로서 판매를 빠르게 확대하고 차량 가격에 프리미엄을 붙여서 높은 수익을 거뒀다. 그러나 최근 판매 둔화와 경쟁사들의 공세 속에서 테슬라는 가격 인하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마진을 압박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시장 점유율 하락은 테슬라가 직면한 딜레마를 보여준다. 판매 확대를 위해 이익을 훼손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할지, 아니면 수익성을 지키고 점유율을 내줄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7월 자료에 따르면, 경쟁사들은 테슬라보다 더 공격적인 인센티브를 도입해 전기차 판매를 60%에서 120%까지 끌어올리며 점유율을 확대했다. 현대차, 혼다, 기아, 도요타 등이 대표적이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스테파니 발데스 스트리티 산업 인사이트 디렉터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절박한 수요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매력적인 조건을 내세우고 있으며, 이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은 9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