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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러 북극 항로 급성장...올 여름 물동량 130만 톤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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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러 북극 항로 급성장...올 여름 물동량 130만 톤 기록

컨테이너 운송 15만 톤…서유럽까지 확장되며 글로벌 물류 판도 변화
2023년 10월 동진 항해 중 북해 항로 호송대에 탑승한 중국의 신북극곰. 사진= 로사톰플롯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10월 동진 항해 중 북해 항로 호송대에 탑승한 중국의 신북극곰. 사진= 로사톰플롯
러시아와 중국 경제협력이 깊어지면서 북극 항로를 통한 석유·가스·컨테이너 운송량이 크게 늘고 있다고 노르웨이 하이노스뉴스가 지난 10(현지시각) 하이노스물류센터(CHNL)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 올여름 운송 실적, 작년 동기보다 증가


CHNL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8월 말까지 여름 항해철 동안 북극항로를 통과한 환적 운송은 모두 52회로 약 130만 톤의 화물을 실어 날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48회와 견줘 늘어난 수치다. 화물 흐름 대부분은 러시아와 중국 항구 사이에 몰렸으며, 일부 선박은 한국으로도 운항했다.

운송화물은 주로 석유, 천연가스, 철광석 같은 천연자원과 컨테이너가 차지했다. 러시아는 무르만스크 인근 거점과 발트해 항구에서 중국 구매자에게 원유를 계속 운송하고 있다. 분석 결과 약 550만 배럴의 석유를 실은 13척의 유조선이 이 항로를 지났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 형태 가스 운송도 이뤄졌다. 2척의 LNG 운반선이 바렌츠해에서 출발해 중국으로 향했는데, 이들은 겨울과 봄 동안 노르웨이 북동쪽 바다에서 기다리며 항로 개통을 기다린 것으로 파악됐다.

◇ 컨테이너 운송 서유럽까지 늘어나


컨테이너 운송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장이 관찰됐다. 8월 말까지 10척의 컨테이너선이 약 15만 톤의 화물을 운송했다. 운항은 주로 중국과 러시아 항구 사이에 이뤄졌으며, 상트페테르부르크나 아르한겔스크와 상하이, 칭다오를 잇는 노선이 핵심이었다.

더 주목할 점은 중국의 첫 번째 컨테이너 정기선 서비스가 오는 20일 시작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이 서비스는 네덜란드 로테르담과 독일 함부르크 같은 서유럽 주요 항구를 연결한다. 북극항로를 지난 컨테이너선 대부분이 내빙등급을 갖지 않은 일반 선박이었다는 점도 여름철 성수기에는 기존 선박도 이 항로를 이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철광석이나 석탄을 실어 나르는 벌크선 운송량도 약 29만 톤으로 전체 교통량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모든 운송이 러시아와 중국 항구 사이나 러시아 안에서 이뤄졌다.

◇ 동서 화물흐름 불균형 계속돼


북극항로는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동쪽방향에 크게 치우친 화물 흐름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 CHNL 분석에 따르면 전체 화물량의 3%만이 반대 서쪽 방향으로 이동했다.

다가오는 9월과 10월은 11월 바다 빙하가 다시 만들어지기 전 북극 운송의 성수기다. 작년 이 노선에는 모두 97회 환적 운송으로 310만 톤을 처리했다. 올해도 작년 수치와 비슷하거나 약간 웃돌 것으로 보인다.

북극 항로는 수에즈운하를 거쳐가는 기존 항로보다 운송거리를 최대 40% 줄일 수 있어 물류비 절약 효과가 크다. 하이노스물류센터 마이클 아키아로 센터장은 지난해 6월 함부르크 북극 항로 심포지엄에서 "북극 항로 이용 시 35% 항로 거리가 단축되고 항차별로 129000달러(17900만 원)에서 최대 166000달러(23000만 원)까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정학 긴장으로 인한 대안 항로 모색과 함께 러시아-중국 사이 경제협력 확대가 이 항로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