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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81세 래리 엘리슨, AI 투자로 ‘실리콘밸리 대표 장수 기업인’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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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81세 래리 엘리슨, AI 투자로 ‘실리콘밸리 대표 장수 기업인’ 등극

래리 엘리슨 오라클 공동창업자 겸 회장.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래리 엘리슨 오라클 공동창업자 겸 회장. 사진=AP/연합뉴스

올해 81세의 래리 엘리슨 오라클 공동창업자 겸 회장이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오라클 주가 급등으로 다시 세계 정상급 자산가 반열에 올랐다.

엘리슨 회장은 AI 인프라 사업을 앞세워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장수 기업인으로 재평가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오픈AI와의 대규모 계약을 포함해 오라클을 AI 시장의 핵심 주자로 끌어올린 결과라며 FT는 이같이 전했다.

◇ 오픈AI와 ‘스타게이트’ 계약

FT에 따르면 엘리슨은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당시 공개한 초대형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참여해 오픈AI로부터 3000억 달러(약 433조 원) 규모의 주문을 확보했다.

이로 인해 오라클은 월가에서 가장 주목받는 AI 인프라 기업 중 하나로 떠올랐다. 오라클 주가가 급등하면서 엘리슨의 자산도 최근 일주일 새 1000억 달러(약 144조 원) 이상 늘어났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그의 순자산은 약 3900억 달러(약 562조 원)에 이르러 일시적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 오르게 했다.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최고경영자(CEO)는 “실리콘밸리에서 50년 넘게 버틴 인물은 엘리슨뿐”이라며 “그는 끝까지 살아남아 결국 승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 전략적 인내와 장수 비결


엘리슨은 클라우드 초기 투자에는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시장이 무르익는 시점을 기다려 AI와 클라우드에 자원을 집중하며 반전을 꾀했다는 평가다. FT는 “엘리슨은 ‘최초’보다 ‘마지막까지 남는 자’를 더 중시한다”고 지적했다.

오라클은 현재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부문에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과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적 관계 관리와 오랜 파트너십도 그의 장수 비결로 꼽힌다. 지난 2014년 CEO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전략적 의사결정에 집중하고 있으며 사프라 카츠 CEO와의 협업을 통해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 다채로운 행보와 향후 과제


엘리슨은 요트 대회 ‘아메리카스컵’ 우승, 하와이 섬 매입, 영화 제작 투자 등으로도 유명하다. 최근에는 영국 옥스퍼드대에 ‘엘리슨 기술연구소’를 세워 노화 질환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그의 아들 데이비드 엘리슨은 최근 파라마운트를 인수하며 할리우드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오라클이 AI 인프라 확대 과정에서 직면할 과제도 적지 않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비와 인재 확보 경쟁, 규제 문제 등이 지속적인 도전 요소로 꼽힌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엘리슨의 후발주자 전략과 AI 투자 확대는 오라클을 실리콘밸리의 또 다른 승자로 만들고 있다”고 평가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