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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스카치위스키 업계, 美 관세 예외 요구…트럼프 받아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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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스카치위스키 업계, 美 관세 예외 요구…트럼프 받아들일까

지난 2017년 5월 18일(현지시각) 스위스 로잔 인근 상점에 진열된 싱글 몰트 스카치위스키 ‘글렌모렌지’ 병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7년 5월 18일(현지시각) 스위스 로잔 인근 상점에 진열된 싱글 몰트 스카치위스키 ‘글렌모렌지’ 병들. 사진=로이터

영국 스코틀랜드의 대표 수출품인 위스키 업계가 미국의 10% 수입 관세에서 특별 예외를 적용해 달라고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고 BBC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업계는 현재 매주 400만 파운드(약 710억 원)의 손실을 입고 있으며 내년 여름 이후 과거의 25% 단일몰트 위스키 관세가 다시 부과될 가능성까지 겹치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스카치위스키협회(SWA)는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영구적 합의를 통해 위스키를 현행 10%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SWA는 미국이 최대 시장이자 핵심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산 오크통을 매년 2억파운드(약 3540억원) 규모로 수입해 위스키 숙성에 활용하고 있어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교역 구조라고 지적했다. 업계는 스카치위스키가 대체 불가능한 상품인 만큼 정치적 상징성과 경제적 파급력을 근거로 예외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스카치위스키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지난해 전체 수출의 약 5분의 1이 미국으로 향했다. SWA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수출액은 약 10억 파운드(약 1조7700억 원)에 달했다. 전체 위스키 수출 규모는 54억 파운드(약 9조5600억 원)에 이르러 영국 식음료 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스코틀랜드 전역에는 150개 이상의 증류소가 있으며, 직접 고용 인원은 1만4000명, 간접 고용을 포함하면 영국 전역에서 6만6000명이 생계를 잇고 있다.

스카치위스키는 미국 외에도 다양한 시장에서 관세 장벽에 직면해 있다. 인도는 150%의 세계 최고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한국 역시 25%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호주, EU, 싱가포르 등은 0%로 개방돼 있다. 최근 영국과 인도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돼 향후 인도 시장 접근성이 개선될 전망이지만, 당분간 미국 시장의 중요성은 압도적이다.

스카치위스키는 지리적 특수성이 보장된 상품으로 미국 내에서 대체재가 사실상 없다. 미국 증류업계 또한 자국산 버번·테킬라 수출 확대를 위해 관세 완화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등 일부 산업에서만 영국과 예외 합의를 이끌어낸 전례가 있을 뿐 전반적 보호무역 기조는 여전히 강하다.

따라서 위스키 업계의 요구가 단기적으로 관철될지는 미지수라고 BBC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