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와 165억 달러 AI6칩 계약 체결로 텍사스 팹 조기 가동

이번 가격 인하는 삼성전자가 TSMC의 3만 달러보다 1만 달러(약 1,400만 원) 낮은 금액을 제시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TSMC가 첨단 공정 가격을 올리면서 기존 고객 일부가 대체 파운드리를 물색하고 있다”며 “삼성이 과감한 가격 인하로 신규 주문을 확보하고 텍사스 팹 가동률을 끌어올릴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공격적 가격 정책의 배경
삼성전자는 올 1월 파운드리 투자 규모를 절반가량 줄이면서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 착공을 연기했다. 투자 축소 뒤 첨단 공정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가격 경쟁으로 점유율을 지키고 늘려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수요가 워낙 커도 점유율을 선점해야 장기 수익이 보장된다”며 “고객 입장을 고려한 선제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테슬라와 165억 달러 AI6칩 계약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165억 달러(약 23조 2,600억 원) 규모의 AI6칩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 해당 칩은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서 생산되며, 수율을 60~70% 수준으로 올리기 위한 기술 지원이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와 협력으로 안정적 매출 기반을 확보함은 물론, 공정 기술을 외부에서 검증받는 효과도 기대된다”는 말이 나온다.
TSMC 독주 견제와 산업 경쟁 촉진
TSMC는 엔비디아·인텔·AMD·미디어텍 등 15개 주요 고객과 이미 2나노 계약을 맺고 시장을 주도 중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삼성의 가격 경쟁력으로 고객 선택 폭이 넓어져 파운드리 시장 전반에 긍정적 파장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른 업계 전문가는 “경쟁이 치열해지면 고객사는 가격과 공급 안정성을 함께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가격 인하와 테슬라 계약을 기반으로 2나노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글로벌 파운드리 경쟁에서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