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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AI 무인무기·사이버보안 시장 급성장…2034년 357억 달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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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AI 무인무기·사이버보안 시장 급성장…2034년 357억 달러 전망

록히드마틴·RTX 등 美 방산 5대 기업 38% 독점…한·중·일 군비 경쟁 가속
인공지능(AI)과 분석 기술을 활용한 군수·국방 시장이 앞으로 10년간 3배 이상 커져 357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과 분석 기술을 활용한 군수·국방 시장이 앞으로 10년간 3배 이상 커져 357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미지=GPT-4o
인공지능(AI)과 분석 기술을 활용한 군수·국방 시장이 앞으로 10년간 3배 이상 커져 357억 달러(약 50조33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글로벌 마켓 인사이츠(Global Market Insights, Inc.)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발표했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츠가 발간한 '군사 및 국방 분야 AI·분석 시장 전망(2025~2034년)'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시장 규모는 2024년 104억2000만 달러(약 14조6900억 원)에서 해마다 평균 13.4% 늘어 2034년 357억8000만 달러(약 50조4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무인체계·사이버보안이 성장 이끌어


이번 조사에서는 자율 시스템 발전이 시장 성장의 24%를 이끄는 가장 큰 원동력으로 나타났다. 국제 무인 차량 시스템 협회(AUVSI) 자료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지난 5년간 무인 시스템에 470억 달러(약 66조2700억 원) 이상을 쏟아부었고, 2016년 이후 전 세계 무인 시스템 특허 출원 건수가 650% 급증했다.

사이버보안 강화 요구는 시장 성장의 21%를 차지하는 둘째 원동력으로 분석했다. AI 바탕 분석 기술이 고도화한 사이버 공격에 맞선 위협 탐지와 예측 방어 능력을 제공하면서 각국 정부 투자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시간 의사결정 수요 증가(20%), 다영역 작전에서 AI 통합(18%), 정부 지출 확대(17%)가 나머지 성장 원동력으로 꼽혔다. 미국의 경우 2025회계연도 국방예산 요청액이 8498억 달러(약 1197조 원)에 이르며, 이 가운데 AI 관련 디지털 현대화 예산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높은 구축 비용이 시장 성장의 22%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나타났다. AI 기반 분석 시스템을 들여놓으려면 기반 시설과 첨단 하드웨어, 숙련된 인력에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군사 데이터의 민감성 때문에 생기는 보안과 개인정보 우려도 시장 성장의 20%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분석했다.

록히드마틴·RTX 등 5대 기업 과점 구조


시장 주도권은 기존 방산업체들이 쥐고 있다. 록히드마틴이 11.21%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고, 레이시언 테크놀로지스(RTX)가 뒤를 이었다. 상위 2개사가 19.6% 점유율을 기록했다.

록히드마틴, RTX, 노스럽그루먼, BAE시스템스, 탈레스그룹 등 상위 5개 기업은 전체 시장의 37.9%를 차지한다. 이들 기업은 기존 플랫폼에 AI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키운다.

록히드마틴은 지난해 1월 이지스 전투 시스템에 AI 기술 통합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F-35 전투기 등 통합 플랫폼에 센서 융합과 예측 유지보수 기능을 더하고 있다. 스컹크 웍스 부문은 차세대 자율성과 임무 시스템 연구를 이끈다.

RTX는 레이더와 전자전,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AI를 접목해 혼잡하고 악천후에서도 표적을 정확히 식별하고 교전하는 능력을 높인다. 노스럽그루먼은 자율성과 우주에 집중해 AI를 무인 시스템과 정보·감시·정찰(ISR), 통신용 탄력적 위성 구조에 내장한다.

북미 시장 선도, 아태 지역 급성장


지역별로는 북미가 37.7% 점유율로 시장을 이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북미 군사비 지출은 전년보다 5.7% 늘어 1조270억 달러(약 1448조 원)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은 2024년 37억 달러(약 5조2100억 원) 규모로 평가했고, 국방부 산하 최고 디지털·AI 책임자실(CDAO) 등을 통해 체계를 갖춘 투자가 성장을 뒷받침한다. 캐나다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현대화와 우주 ISR 투자를 통해 2034년까지 11억 달러(약 1조5500억 원) 시장으로 자랄 전망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해마다 평균 15.1%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 중국은 2034년까지 45억3000만 달러(약 6조3800억 원) 시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인도·일본·한국·호주 등이 자율 시스템과 해양 ISR, 미사일 방어 현대화를 밀어붙이면서 성장을 이끈다.

유럽 시장은 2025년부터 2034년까지 해마다 평균 12.6% 자랄 전망이다. 독일은 2024년 7억4090만 달러(약 1조 원), 프랑스는 4억6780만 달러(약 6595억 원) 시장을 형성했고, 영국은 앞으로 해마다 평균 13.4% 자랄 것으로 내다봤다.

하드웨어 비중 높지만 소프트웨어 성장률 최고


제품별로는 하드웨어가 40.6% 점유율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각국 군이 전자전 환경에서 추론 능력을 확보하려고 견고한 컴퓨팅 장비와 보안 무선 통신, 센서 제품군을 집중 조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장률 면에서는 소프트웨어가 해마다 평균 15.7%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군대가 의사결정 지원과 예측 유지보수, ISR 자동화를 운영체계에 결합하면서 소프트웨어 수요가 급증한다는 분석이다. 서비스는 2024년 24.7%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기술 유형별로는 머신러닝과 딥러닝이 45.8% 점유율로 앞섰고, 컴퓨터 비전(24.2%), 자연어 처리(17.6%)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 기술 부문은 로봇공학과 양자 내성 암호화, 고급 시뮬레이션을 포함해 12.4% 점유율을 차지했다.

보고서는 앞으로 시장이 육지·해상·공중·우주·사이버 영역 전반에 걸쳐 실시간 상황 인식과 예측 위협 평가, 자율 운영 조정을 가능하게 하는 AI 기반 다영역 의사결정 플랫폼과 결합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AI 기반 전장 의료와 병사 모니터링, 차세대 자율 국방 차량에 AI 통합 등이 새로운 성장 기회로 떠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