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강도 관세 정책이 일본 기업들의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촉진하고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포춘에 따르면 마르셀 틸리안트 캐피털이코노믹스 아시아·태평양 책임자는 일본은행 최신 자료를 인용해 “일본의 대미 수출 물량이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었지만 일본 기업들은 미국 자회사 생산을 늘려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분기 북미에 있는 일본 제조업 자회사의 매출 증가율은 전체 대미 수출보다 6%포인트 높았고 토요타자동차의 미국 공장 생산은 7월 기준 전년 대비 28.5% 급증한 반면에 일본 내 공장 생산은 5.5% 줄었다.
◇ 美 투자 비중 47% 돌파 전망
틸리안트는 “일본의 대미 FDI는 올해 사상 최대에 이를 전망”이라며 “미국이 일본 전체 해외투자의 47%를 차지하는 기록적인 비중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 같은 변화가 단순히 관세 때문이 아니라 미국 경제가 유럽보다 강세를 보이는 구조적 요인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4년 조사에서도 일본 제조업체의 절반 가까이가 이미 미국 내 생산 확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 5500억 달러 투자 약속 논란
지난 7월 미국과 일본은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일본이 5500억 달러(약 7700조 원)를 미국 핵심 산업에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백악관 설명에 따르면 투자 분야는 에너지 인프라, 반도체, 핵심 광물, 의약품, 조선업 등이 포함되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집행’되는 구조다.
그러나 파이퍼 샌들러는 당시 보고서에서 “트럼프의 관세가 불법 소지가 있어 법정 다툼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구체성이 부족한 대규모 투자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 美 제조업 부활, 인력난이 걸림돌
투자 확대와 생산 이전에도 인력난은 여전한 과제다.
짐 팔리 포드자동차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미국은 제조업 근로자 60만명, 건설 인력 50만명이 부족하고 향후 3년간 자동차 기술자 40만명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팔리 CEO는 지난 6월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데이터센터와 제조시설을 지탱할 인력이 간과되고 있다”며 “사람이 없다면 리쇼어링(해외 생산시설의 국내 복귀)은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