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MS "6척 이상 캐나다서 건조 가능"…현지 일자리 창출이 승부처

독일, "12척 중 절반 이상 캐나다서 건조" 제안
옌스 플뢰트너 독일 군비 차관은 CBC 뉴스 단독 인터뷰에서 "캐나다가 확보하려는 잠수함 12척은 엄청난 규모"라며 "독일 기존 생산 현장에서 첫 번째 선박을 건설하되, 캐나다 정부가 요청하면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가 캐나다에 생산시설을 세워 뒤따르는 선박을 현지에서 건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플뢰트너 차관은 "이 사업은 규모가 커서 수년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며 "캐나다에 유지보수나 훈련 시설은 물론 실제 생산 현장을 만드는 일은 위기 상황이나 전쟁 때 양국 전반의 회복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잠수함을 유지·수리·건조할 수 있는 곳이 두 군데 있다면 한 곳만 있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덧붙였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지난 8월 말 독일 킬의 TKMS 조선소를 찾았으며, 당시 올리버 부르크하르트 TKMS 최고경영자(CEO)가 캐나다 내 일부 잠수함 건조 구상을 처음 꺼냈다. 플뢰트너 차관의 이번 발언은 이를 더욱 구체화한 것으로, TKMS가 다른 나라에 생산시설을 세운 경험이 있으며 한국도 이런 방식으로 잠수함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과 2파전…현지 생산능력이 핵심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 경쟁은 독일 TKMS와 한국 한화오션 두 곳으로 좁혀졌다. TKMS는 독일과 노르웨이가 함께 개발한 212CD형 잠수함을 내놓았으며, 한화오션은 자체 모델로 수주전에 나섰다.
캐나다는 스스로 해군 잠수함을 건조한 경험이 없다. 캐나다 왕립 해군은 역사를 통틀어 영국이나 미국에서 잠수함을 사왔다. 제1차 세계대전 때 몬트리올의 빅커스 조선소에서 미국이 설계한 H급 잠수함을 조립한 적이 있지만, 주요 부품은 미국에서 만들었다. 지금 캐나다 조선소들은 잠수함 건조를 위한 기술을 갖추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어느 쪽이 성공하든 대규모 잠수함 함대를 계속 굴리려면 캐나다 내 정비시설을 세우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나다 정부는 현지 일자리 창출 효과를 주요 결정 기준으로 내세운 상태다.
안보 회복력 vs 기술 이전…수주 결정 변수 다양
플뢰트너 차관의 발언은 캐나다의 현지 생산 요구에 독일이 적극적으로 응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현지 생산시설 구축이 단순히 경제 이익을 넘어 안보 차원의 회복력을 강화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TKMS는 과거 다른 나라들에 기술을 넘기고 현지 생산시설을 세운 경험을 쌓았다고 알려졌다. 반면 한화오션 역시 한국 조선업의 기술력과 생산 효율성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캐나다의 12척 잠수함 사업은 앞으로 수년간 이어질 대형 프로젝트로 현지 생산 비중, 기술 이전 범위, 유지보수 체계 구축 등이 최종 선정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