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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對중국 무역전쟁 재점화…中도 보복관세로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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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對중국 무역전쟁 재점화…中도 보복관세로 맞불

지난 5월 9일(현지시각) 저녁 중국 광둥성 선전에 위치한 옌톈항의 전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월 9일(현지시각) 저녁 중국 광둥성 선전에 위치한 옌톈항의 전경.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확대에 맞서 중국산 수입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11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중국의 적대적 조치에 재정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면서 다음달 1일부터 중국의 대미 수출품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핵심 소프트웨어’로 분류되는 기술 제품의 수출도 통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3주 뒤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은 지금으로선 열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해 미·중 정상회담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 ‘희토류 통제’가 촉발한 무역 보복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의 배경에 대해 “중국의 갑작스러운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최근 5개 희토류 원소와 관련 정제기술 수십 종을 추가로 수출 제한 목록에 올렸다. 희토류는 전기차, 항공기 엔진, 군사용 레이더 등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자원으로, 중국은 세계 가공 희토류의 90% 이상을 생산한다.

트럼프는 “중국의 결정은 매우 충격적이며 나쁜 조치라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미중 관계가 지난여름 ‘휴전’ 상태에서 다시 냉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주식시장 급락, ‘관세 휴전’ 사실상 종료


트럼프의 발표 이후 미국 증시는 급락했다. S&P500 지수는 하루 새 2% 이상 하락하며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투자자들은 금과 미 국채로 몰렸다.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였으며 기술주들은 시간외 거래에서도 손실을 확대했다.

미국의 대중 정책 전문가 크레이그 싱글턴은 “트럼프의 발언은 관세 휴전의 사실상 종말을 의미한다”며 “미국 정부는 중국의 수출 통제를 배신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 중국, 美 선박에 ‘항만 이용료’ 부과로 보복


트럼프의 발표 직후 중국도 보복 조치에 나섰다. 로이터는 중국 교통부 발표를 인용해 “중국은 10월 14일부터 미국이 소유·운항·건조했거나 미국 국기를 단 선박에 추가 항만 이용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조치는 같은 날 미국이 중국 관련 선박에 항만 요금을 부과하기로 한 데 대한 보복으로 양국이 동시에 상호 부과에 돌입한다.

중국은 미국 선박에 순톤당 400위안(약 7만1300원)의 요금을 부과하며 오는 2028년에는 1120위안(약 19만9700원)으로 단계적으로 인상할 예정이다.

중국 교통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의 조치는 명백히 차별적이며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 미·중 정상회담 불투명…‘압박 외교’ 본격화


양국의 긴장은 오는 31일부터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회담을 논의 중이었으나 양측 모두 강경 노선을 보이면서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다.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는 “양측이 압박 강도를 높여 협상 주도권을 잡으려 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들은 APEC 회의 전후로 벌어질 다음 라운드의 충돌을 대비한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