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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투자은행 수익, 2021년 이후 첫 90억달러 돌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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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투자은행 수익, 2021년 이후 첫 90억달러 돌파 전망

웰스파고(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씨티은행, 모건스탠리,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 골드만삭스의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웰스파고(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씨티은행, 모건스탠리,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 골드만삭스의 로고. 사진=로이터

2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활발해진 기업 인수합병(M&A)과 자본시장 거래에 힘입어 미국 주요 은행들의 3분기 투자은행 수익이 지난 2021년 이후 처음으로 90억 달러(약 12조2600억 원)를 넘어설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블룸버그의 집계를 인용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미국 5대 은행의 인수·합병 자문 및 주식·채권 발행 부문 매출은 총 91억 달러(약 12조83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 2023년 침체기 대비 50% 반등한 수치다. 다만 2021년 말 호황기의 134억 달러(약 18조9000억 원)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 트럼프 행정부 ‘친성장 기조’ 기대감 반영

이같은 실적 전망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한 이후 월가에 번진 낙관론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규제 완화와 산업 재편을 용인하는 분위기를 보이면서 대형 인수합병과 주식시장 신규 상장(IPO), 차입매수(LBO) 등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는 것.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과 바이든 행정부의 반독점 규제 강화로 위축됐던 거래심리가 올해 들어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클레이즈의 제이슨 골드버그 애널리스트는 “프로성장 정책 기조와 완화된 규제환경이 투자심리를 되살리고 있다”며 “AI 관련 투자 확대도 활발해진 M&A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 EA 550억 달러 인수로 거래 재개 활기


최근 발표된 일렉트로닉아츠(EA)의 550억 달러(약 76조6000억 원) 규모 인수는 이러한 회복세를 상징한다. 거래 주관사인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거래가 최종 마무리될 때 대부분의 수수료를 받을 예정이다.

한편, 은행의 트레이딩(거래) 부문은 투자은행 부진기를 버팀목 삼아 꾸준한 수익을 내왔다. 5대 은행의 주식·채권 거래 수익은 전년 대비 약 8% 증가한 310억 달러(약 43조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퍼샌들러의 스콧 시퍼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올해 초 ‘해방의 날’ 이후 시장이 안정세를 보였지만 거래활동은 예상보다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JP모건 등 주요 은행 15일 실적 공개


FT에 따르면 자산 기준 상위 6대 미국 은행, 즉 앞서 언급된 5개 투자은행과 웰스파고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약 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JP모건, 골드만삭스, 씨티, 웰스파고가 15일 실적을 발표하고 모건스탠리와 BoA는 16일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RBC캐피털마켓의 제라드 캐시디 애널리스트는 “소비자 부문이 이번 실적에서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최근 하위 소득층의 신용 악화 조짐이 일부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업체 트리컬러의 부도 소식도 이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