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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 아시아·중동 IPO 붐에 투자은행 확대…"홍콩·인도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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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 아시아·중동 IPO 붐에 투자은행 확대…"홍콩·인도에 집중"

영미 시장 철수하고 고수익 지역 특화 전략…1분기 세전 이익 64억 달러
홍콩 IPO 세계 1위·인도 4~5위…동남아·중국 기업 상장 관심 증가
HSBC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HSBC 로고. 사진=로이터
HSBC가 아시아와 중동 지역의 기업공개(IPO) 수요 증가에 부응하기 위해 투자은행 사업을 대폭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홍콩과 인도 같은 고수익 지역에 집중하고 유럽·미국 등 수익성이 낮은 시장에서 철수하는 구조조정 전략의 일환이라고 9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데이비드 랴오와 수렌드라 로샤 HSBC 아시아·중동 지역 공동 CEO는 지난 주말 인터뷰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랴오 CEO는 "우리는 영국과 미국 시장에서 인수합병과 주식 자본시장 업무를 제거했다"며 "아시아와 아시아 내 기회에 대한 더 깊은 집중으로 성장을 전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전략은 IPO 시장에서 아시아의 급부상과 맞물려 있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에 따르면, 홍콩은 올해 27개 기업이 99억 6000만 달러를 조달해 세계 IPO 리그테이블 정상에 올랐다. 인도의 국립증권거래소와 봄베이증권거래소는 같은 기간 113개 기업이 77억 2000만 달러를 조달해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1865년 홍콩에서 설립된 HSBC에게 홍콩은 단순한 상장시장을 넘어 국제 투자자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랴오 CEO는 "홍콩이 상장시장이자 국제 투자자 허브 역할을 하면서 750만 도시 인구를 넘어 증가하는 자산관리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확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로샤 공동 CEO는 "일부 동남아시아 및 중국 기업들이 홍콩을 상장 장소로 생각하는 관심을 보고 있다"며 "은행의 초점은 글로벌 투자자들을 인도 상장 기업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CEO는 2021년 피터 웡 퉁슌 전 CEO가 비상임 아시아태평양 회장으로 취임한 후 이 지역 공동 CEO로 4년째 근무하고 있다. 올해 1월 중동 지역 사업이 추가되면서 업무 범위가 확대돼 현재 10개 시간대에 걸쳐 27개 시장에서 14만 2000명 이상의 직원을 관리하고 있다.

동료들 사이에서 '쌍둥이'로 불리는 이들이 운영하는 아시아·중동 부문은 HSBC 최대 수익센터다. 2025년 1분기 세전 이익이 64억 1000만 달러로 그룹 전체의 68%를 차지했다. 이들은 HSBC 그룹 운영위원회 12석 중 2석을 차지하고 있다.

두 CEO의 파트너십은 특별한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랴오 CEO는 "우리는 공통 목표에 의해 추진되는 신뢰를 바탕으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며 "실시간으로 상호 연결돼 있고, 임무는 지리나 비즈니스 유형, 기능에 제약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샤 CEO는 "우리는 일관되게 같은 페이지에 있는지 확인하고 서로를 뒷받침한다"며 "데이비드가 결정을 내렸다면 내가 100% 그 결정을 지지할 것이라는 것을 안다"고 강조했다.

HSBC는 중동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약 3조 달러가 투자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 전략을 주도하고 있으며, 자회사인 항셍투자관리가 지난 10월 5억 달러 규모의 SAB Invest Hang Seng Hong Kong ETF를 사우디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세계 최대 무역금융 은행인 HSBC는 미·중 무역 긴장 속에서도 기회를 찾고 있다. 로샤 CEO는 "전 세계적 관세가 일부 국가들로 하여금 6억 명 이상 인구를 가진 아세안이라는 거대 시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1분기 HSBC는 600만 명의 홍콩 고객 기반에 30만 명을 추가했다. 이는 본토 방문객들이 부유층 상품, 보험, 투자상품 구매를 위해 홍콩으로 몰려들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