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이 희토류로 위협”...美 국방부, 서호주 정제시설 투자 추진

21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앨버니지 총리는 백악관 회담에서 “앞으로 6개월 동안 호주와 미국이 즉시 착수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10억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백악관이 발표한 공식 자료에 따르면, 양국은 향후 6개월 동안 핵심 광물 프로젝트에 30억 달러 이상을 공동 투자할 예정이며, 이번 합의는 구속력이 없는 ‘프레임워크’ 형태로 명시됐다.
백악관은 또 미국 수출입은행이 22억 달러 규모의 금융 지원 의향서를 7건 발행해 총 50억 달러에 이르는 민간 투자를 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희토류는 F-35 스텔스 전투기, 반도체, 로봇공학, 전기차 등에 들어가는 영구자석을 제조하는 데 쓰이는 광물이다.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은 채굴부터 가공 단계에서 중국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미국은 사실상 중국산 희토류에 의존하고 있다.
호주는 중국 외에 희토류 정제 능력을 보유한 몇 안 되는 국가로 꼽힌다. 호주 희토류 기업 라이너스는 호주와 말레이시아에 정제 공장을 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방부가 서호주에 희귀 금속 정제 시설 건설에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앨버니지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호주 간에 세 개의 공동 프로젝트 그룹이 구성될 예정이며, 알코아 등 주요 기업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호주 내 희토류 정제 시설에 투자할 것”이라면서 “그중 하나는 호주·미국·일본이 함께 추진하는 합작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우리는 양국이 가진 기회를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연간 100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 갈륨 정제소를 서호주에 건설하는 데 투자할 예정이다. 앞서 알코아는 지난 8월, 자사의 서호주 알루미나 제련소 중 한 곳에서 일본과 함께 갈륨 생산 프로젝트의 타당성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약 1년 후면 우리가 확보한 핵심 광물과 희토류가 너무 많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를 정도가 될 것”이라면서 “미국은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다른 여러 국가와도 협력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이달 초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를 발표하면서 미·중 간 무역 갈등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이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물러서지 않으면 11월 1일 또는 그 이전에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이 희토류로 우리를 위협했기 때문에 나는 관세로 맞대응하겠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나는 항공기 등 다른 수단으로도 압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