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까지 주요 3대 도시에 AI 물류 거점 구축…'대만판 로켓배송' 구현
대만 정부 "AI 기술 이전, 중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기회"…韓-대만 산업 협력 심화
대만 정부 "AI 기술 이전, 중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기회"…韓-대만 산업 협력 심화

국내 전자상거래 공룡 쿠팡이 대만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기반시설 구축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2022년부터 제한적 물류 실험을 이어온 쿠팡이, 대만 정부의 핵심 경제 부처와 손을 잡고 단순한 전자상거래 운영을 넘어선 '풀필먼트 허브(Fulfillment Hub)' 개념의 최첨단 물류망을 대만 전역에 넓히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번 협약은 대만 내 '완전 통합형 상거래 체계' 구축을 위한 첫 공식 단계로 평가된다. 쿠팡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 경제 중심지인 대만을 거점으로 세계 영토 확장을 서두르겠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22일(현지시각)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쿠팡은 대만 경제부(MOEA)와 '소매 혁신과 공급망 회복력 공동 증진'을 위한 의향서(LOI)를 공식 체결했다. 이번 서명식은 대만 경제부가 주관한 '2025 대만 비즈니스 얼라이언스 콘퍼런스' 현장에서 열렸으며, 쿠팡의 로버트 포터 글로벌 어페어스 디렉터와 신시아 캉 대만 경제부 차관이 양측을 대표해 서명했다.
이번 협약은 대만 시장을 향한 쿠팡의 강력한 투자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쿠팡의 로버트 포터 디렉터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한 경제 중심지인 대만에 쿠팡은 꾸준히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경제부와의 이번 협력은 이러한 투자가 대만의 소매 생태계를 강화하고 경제 성장을 이끌 뿐만 아니라, 현지 근로자들에게 더 많은 고용 기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며 협약의 뜻을 설명했다.
대만 정부 역시 쿠팡과 같은 세계적 혁신 기업의 투자 유치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신시아 캉 차관은 "대만은 국제 소프트웨어와 혁신 역량을 결합해 반도체, 광전자, AI와 같은 분야를 공동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캉 차관은 특히 "대만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투자의 쌍두마차 역할을 계속하며 AI 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공동으로 열어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캉 차관의 발언은 대만 정부가 추진 중인 'AI + 제조 + 유통 통합 정책(Triple Integration Policy)'과도 맞물려, 쿠팡의 AI 기반 물류 투자가 대만의 핵심 산업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AI 풀필먼트 허브' 구축…2026년 3대 도시 거점화
대만 경제부가 배포한 보도자료와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쿠팡의 투자 계획은 매우 자세하다. 쿠팡은 'AI 기반 재고 예측 체계'와 '실시간 배송망 최적화 체계'를 대만에 도입할 예정이다.
공상시보에 따르면, 쿠팡은 우선 대만 북부의 신베이시와 타오위안시를 중심으로 물류센터 확충을 검토 중이며, 앞으로 남부의 가오슝 또는 타이난으로 진출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특히 자유시보는 쿠팡이 2026년까지 대만 내 주요 도시 3곳 이상에 AI 물류 거점 건립 계획을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단순한 물류 창고 신설을 넘어, 대만 현지 스타트업과 IT 기업과의 기술 협력을 검토 중이며, 멀리 봐서는 '연구개발(R&D) 센터' 신설 또는 '현지 개발팀 확충' 방향으로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만 정부의 전망이다. 쿠팡의 최종 목표는 대만 내 '1일(24시간) 배송 체계' 구현을 위한 자동화 창고와 지역 물류 거점 개발이라는 분석이다.
"중소상공인 혁신 지원"…韓-대만 산업 협력 '청신호'
대만 정부는 쿠팡의 이번 투자가 자국 산업 생태계 전반에 좋은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제부 기획처 관계자는 이번 LOI를 "공공-민간 협력형 물류 혁신 본보기의 시금석"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대만 정부는 쿠팡의 선진 스마트 물류 기술이 현지 중소유통업체로 이전되는 '기술 이전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부에 따르면, 양측은 앞으로 '중소유통업체의 디지털 전환 지원'과 '현지 인력 훈련과 취업 프로그램 공동 개발'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경제부는 쿠팡을 "해외 유통·물류 혁신형 투자기업의 대표 사례"로 공식 소개하며, 후속 투자 지원책 검토를 시사했다. 나아가 이번 협약이 '대만-한국 간 산업 협력 체계 심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의 시선은 이번 LOI 체결을 계기로 쿠팡의 '로켓배송' 신화가 대만 시장에서도 본격 이루어질지에 쏠리고 있다. 이미 2022년부터 서비스를 실험해 온 쿠팡이 이번 정부와의 공식 협력을 발판으로 '완전 통합형 상거래 체계'를 완성하고, 현지 소매 시장의 혁신과 공급망 재편을 이끄는 '판도를 바꾸는 주역'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