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22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5조636억 원을 순매수했다. 기관도 금융투자 중심으로 1조4640억 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쌍끌이 랠리를 이끌었다. 반면 개인은 6조8000억 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시장 내 자금이 대형주로 집중되면서 '외국인·기관 매수 대 개인 매도' 구도가 뚜렷해졌다.
▲ 외국인 삼성전자에 4조7000억 쏟아부어… AI 반도체 기대감 반영
AI 반도체 수요 급증과 D램 가격 반등 기대가 자금 유입을 이끌었다. 엔비디아·AMD 등 글로벌 GPU 수요 확대 속에 삼성전자가 HBM4 개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외국인들이 '저평가된 글로벌 대형주'로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 SK하이닉스 1조6000억 매도…차익실현 지속
같은 반도체 업종 내에서도 흐름은 엇갈렸다. SK하이닉스는 10월 한 달간 1조6649억 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HBM3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주가가 단기 고평가 국면에 진입하자 외국인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 매수, 하이닉스 매도'라는 구조적 리밸런싱이 명확히 드러났다.
▲ 조선·에너지·전력주로 확산된 매수세
외국인은 반도체 외에도 두산에너빌리티(3915억 원), LG화학(2975억 원), 한국전력(2614억 원), LG전자(2244억 원), 현대로템(1726억 원) 등을 순매수했다. 조선·플랜트·전력 인프라 등 글로벌 경기 회복과 연동되는 업종에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소형모듈원자로(SMR)와 풍력 설비 기대감으로 순매수 상위 3위에 올랐다. 한전기술, 대한전선 등 전력망 관련주도 에너지 전환 투자 확대 수혜 기대가 반영됐다.
▲ 방산·금융·플랫폼주는 차익 실현 집중
외국인 매도 상위 종목을 보면 상반기 강세를 보였던 종목군에서 이익 실현이 집중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3092억 원), LIG넥스원(-604억 원), 한국항공우주(-633억 원) 등 방산 3총사가 모두 순매도 상위에 포함됐다. 이외에도 KB금융(-751억 원), 하나금융(-478억 원), 메리츠금융(-573억 원) 등 금융주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한 차익 실현 매도가 이어졌다. 네이버(-1572억 원), 카카오(-634억 원), 하이브(-946억 원) 등 플랫폼·엔터주 역시 성장 둔화와 규제 리스크 부담으로 매도세가 집중됐다.
▲ 외국인 수급, 'AI+인프라' 관련주 몰려
외국인의 10월 수급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 대장주'와 두산에너빌리티·한국전력 등 '인프라 수출주'로 양분됐다. 반면 방산·금융·IT 내수주는 차익 실현 대상이 됐다. 이는 외국인 자금이 단순히 증시로 유입된 것이 아니라, 한국 시장 내 업종별 순환매를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의 수급 패턴이 리밸런싱 단계로 전환됐다"며 "향후 시장 흐름을 주도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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